성영철 제넥신 회장, 포스텍에 100억원 기부

입력
2020.08.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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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대비 인재 양성해달라"
대학 측 SL기금 조성..."바이오ㆍ제약 중심지 될 것"


성영철 포스텍 생명과학과 교수 겸 제넥신 회장이 포스텍에 100억원을 기부했다.

포스텍은 성 교수가 부인 이옥희 여사와 함께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인재 양성을 위해 올 7월 기부 의사를 알려와, ‘SL기금’을 조성하고 지난 19일 협약식을 진행했다고 20일 밝혔다.

‘생명을 구한다’는 뜻의 ‘Saving Life’의 영문 약자로 명명된 SL기금은 생명과학·헬스케어 분야의 발전을 위한 창의적인 융합 교육 프로그램 개발, 우수 인재 유치, 바이오 분야 벤처기업 육성 등에 쓰일 예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전자(DNA)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바이오기업 제넥신의 회장이기도 한 성 교수는 이날 협약식에서 “코로나19와 같이 강력한 전염성과 위험성을 가진 바이러스는 가까운 미래에 얼마든지 또 나타날 수 있는데, 그때마다 지금처럼 전 세계가 ‘락다운(Lockdown)’될 수는 없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더 일어나지 않도록 바이오와 헬스케어 분야에서 포스텍 같은 연구중심 대학들이 탁월한 인재 양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한다”고 이번 기부의 의의를 밝혔다.

이어 그는 “SL기금이 미래의 수많은 위험에서 인류를 구할 혁신적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우수한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주춧돌이 되길 바란다”고도 덧붙였다.

성 교수는 지난 2018년 대학이 가진 고부가가치 기술의 사업화를 지원하기 위해 조성된 국내 첫 민간 주도 펀드인 ‘포스텍 1호 펀드’에 100억원의 주식을 기부한 바 있다.

포스텍 이외에도 성 교수는 가톨릭의대, 연세대, 국제백신연구소 등에 지금까지 총 700억여원을 잇따라 기부하며 눈길을 끌었다. 특히 모교인 연세대의 인천 송도 국제캠퍼스에 그의 기부로 건립되는 ‘에스엘바이젠산학협력관’은 지난달 봉헌식이 열렸다. 에스엘바이젠은 제넥신과 함께 성 교수가 설립한 바이오기업 이름이다. 학계에선 과학자의 기부가 바이오 분야 연구생태계 조성과 벤처 창업 지원에 기여하고 있다는 데 큰 의미를 부여했다.

김무환 포스텍 총장은 이날 협약식에서 “든든한 지원과 우수한 연구개발 인프라를 바탕으로 바이오와 의료산업 융합 교육과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진다면, 포스텍과 포항시도 스위스 바젤에 버금가는 바이오·제약 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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