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도지산데' 김문수, 코로나19 검진 제안에 "나 3선 의원이야"

입력
2020.08.19 18:38
사랑제일교회 예배 참석 동행인 강제연행 중 실랑이
코로나19 검진 제안에 "당신들 이러면 안 돼" 고함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진 대상자와 돌아다니다가 경찰과 실랑이를 벌였다. 김 전 지사는 이 과정에서 경찰을 향해 "내가 국회의원을 3번이나 했는데 사람을 뭘로 보고 그러느냐"고 따졌다.

김 전 지사는 1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승강장에서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이날 유튜브 '김문수TV' 녹화를 마치고 집에 가기 위해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었다.

당시 경찰은 코로나19 검진을 받지 않고 돌아다니는 A씨를 그의 주소지인 인천 영종도 보건소로 강제 연행 하려고 했다. A씨는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해 코로나19 검진을 받아야만 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A씨와 함께 있던 김 전 지사와 성창경 기독자유통일당 수석대변인에게 함께 가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김 전 지사는 이를 거부하면서 언성을 높였다. 김 전 지사는 경찰들에게 "어디라고 와서 말이야. 나보고 왜 가자고 하느냐. 사람을 뭘로 보고 말이야"라고 화를 냈다. 경찰은 이에 "강제로 가자는 게 아니고 (A씨와) 같이 있었으니 같이 가주시면 감사하다는 것"이라며 김 전 지사를 달랬다.

"건강 걱정 돼 제안한 것" 설명에, 김문수 "경찰 신분증 보여달라"

그러나 김 전 지사는 "(내가) 거부하는 게 아니지. 나를 왜 가자고 하느냐. 이유가 뭐냐"고 소리를 질렀고, 경찰에게 신분증을 꺼내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신분증을 보여주며 "나는 김문수다"라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다시 "같이 있었다고 다 잡아가느냐. 혐의가 있어야지. 내가 김문수인데 어딜 가자고 그러느냐"고 따졌다. 경찰은 이에 "할머니(A씨)가 자가격리를 위반한 강제 연행 대상자다. 같이 계셨으니 두 분의 건강을 위해 같이 가실 의향이 있으면 (검사를 받기 위해 함께 가자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전 지사는 경찰의 설명을 듣지 않은 채 계속 고함을 쳤다. 김 전 지사는 그러면서 "언제부터 대한민국 경찰이 남의 건강까지 신경을 썼나. 당신들 이러면 안 된다"며 "내가 국회의원을 세 번 했어"라고 말했다. 경찰은 김 전 지사에게 계속 "오해하지 마시라. 의향을 여쭤보는 것"이라고 차분하게 설명했다.

김 전 지사는 페이스북에 이 동영상을 올리면서 경찰이 강제 연행을 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코로나 핑계 독재가 어딨느냐"며 "코로나 핑계로 이런 황당한 꼴을 당할 사람이 저뿐 만이 아닐 것이라 생각하니 심란하다"고 적었다.

한편 김 전 지사는 경기지사 재임 시절 2011년 환자 이송체계를 문의하기 위해 남양주 소방서에 전화하면서 "도지사 김문수입니다"라고 했다. 당시 전화를 받던 소방관이 장난전화라고 생각해 대답을 하지 않자 "내가 도지사란 말이 안 들리느냐. 도지사가 누구냐고 이름을 묻는데 답을 안하느냐"고 말해 논란이 됐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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