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일상화'로 생긴 입 냄새, 혹시 편도결석?

입력
2020.08.19 16:4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마스크가 일상화된 요즘 자신의 입 냄새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이 늘었다. 대개 구강 위생을 철저히 하면 대부분 나아지지만,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다면 질환 때문인지 의심해봐야 한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질환이 바로 ‘편도결석’이다. 편도결석은 편도에 있는 작은 구멍에 음식물 찌꺼기나 세균이 뭉쳐 생긴다. 입 냄새가 심하고, 음식을 삼킬 때 이물감이 들 수 있다. 결석은 한 번 제거해도 자주 재발하므로 근본적인 치료를 원하면 편도절제술을 고려해야 한다.

◇음식 찌꺼기와 세균 똘똘 뭉쳐 생기는 편도결석

편도결석은 편도에 생긴 작은 구멍에 음식물 찌꺼기와 세균이 돌처럼 뭉쳐 발생한다. 편도에 있는 구멍(편도와)은 원래 매우 작지만 편도염 등을 자주 앓으면서 커지게 된다. 구멍이 커지면 구멍 속에 음식 찌꺼기가 잘 끼게 되고, 음식 찌꺼기에 세균이 발생해 작은 알갱이가 된다. 보통 쌀알 정도의 작고 노란 알갱이인데, 딱딱하지 않고 무른 형태다.

편도결석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지만 구강 위생이 불량하면 세균이 증식되면서 더 잘 생긴다. 이영찬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만성 편도염이 있거나 비염ㆍ부비동염 같은 질환으로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는 증상이 있어도 많이 발생한다”며 “편도가 다른 사람보다 커도 잘 생긴다”고 했다.

편도결석의 대표적인 증상은 심한 입 냄새, 음식을 삼킬 때 이물감, 귀의 통증 등이다. 이영찬 교수는 “편도결석이 생명을 위협하진 않지만 본인이 겪게 되면 스트레스가 매우 심하다”며 “입 냄새 때문에 대인관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고 했다.

평소 양치질, 혀클리너 등 구강 위생에 많은 신경을 썼음에도 입 냄새가 계속 난다면 이비인후과를 찾아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

◇면봉으로 억지로 빼내면 도리어 염증 유발

한 번 발생한 편도결석은 저절로 사라지지 않는다. 가끔 기침이나 구역질을 할 때 저절로 빠져나올 수도 있지만, 보통 물리적인 조작을 통해 제거해야 한다.

이영찬 교수는 “간혹 환자 스스로 집에서 면봉이나 손가락을 이용해 제거하기도 하는데 제거 자체도 힘들뿐더러 상처가 나거나 세균 감염을 통한 편도염을 유발할 수 있어 위험하다”고 했다. 환자가 생각하는 것보다 구멍이 깊고 더 많을 수 있기에 병원에서 안전하고 제거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 흡인 치료로 결석을 제거하지만 재발이 잦은 편이다. 보통 한 달에 한 번, 혹은 6개월에 한 번 병원을 찾아 결석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 레이저나 약물 치료로 결석을 제거하고 구멍을 막기도 하지만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편도 자체를 없애는 수술이다. 편도염 등 편도질환을 1년에 3번 이상 앓거나, 편도결석 재발이 잦고 통증이나 극심한 입 냄새, 이물감 등이 지속되면 수술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최근 수술 후 통증을 줄일 수 있는 코블레이터를 통한 수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 코블레이터를 통한 편도절제술은 고주파(radio-frequency)로 발생한 저온의 열(60도)을 이용해 근육층부터 편도를 절제하는 수술이다. 조직 절개ㆍ절제ㆍ지혈을 동시에 하기에 수술 후 통증ㆍ출혈을 줄일 수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