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대규모 집회를 주도한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가 명도소송의 상대방인 재개발조합 측에 '순교'를 운운하며 장문의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서울 성북구 장위동 장위 10구역 재개발조합 등에 따르면, 사랑제일교회는 이날 교회 대표번호로 재개발조합원 등에게 1,100여자 분량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교회 측이 보낸 문자메시지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교회를 지키는 인력이 부족해진 틈을 타 조합원들이 강제철거를 시도할 경우, 순교할 각오로 교회를 지켜내겠다’는 협박성 내용이 담겼다. 사랑제일교회와 관련된 코로나19 확진자가 전국에서 600명을 넘긴 상황에서 강제집행에 대비해 교인들을 교회에 총집결시키겠다고 암시한 것이다.
교회 측이 발송한 문자메시지에는 과거 강제집행 당시 상황을 상기시키는 협박성 내용도 함께 적혀있었다. '땅값 수준인 공탁금으로 교회 전체를 빼앗긴다는 생각에 사랑제일교회 성도들은 죽음으로 교회를 지킬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다'거나 '6월 강제집행 당시 휘발유를 몸에 뿌린 청년 신도들이 교회에 진입해 용역을 몰아낸 일이 있음을 잊으면 안 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사랑제일교회는 2006년 재개발지역으로 지정된 장위 10구역에 위치해 있는데, 현재 이 구역 주민 90%가 재개발에 동의해 대부분 주민이 이주한 상태다. 서울시 토지수용위원회는 교회가 받을 보상금을 82억원으로 산정했으나, 사랑제일교회는 △교인 감소 △재정손실 △새로운 교회를 짓기 위한 건축비 등의 이유를 들며 563억원의 보상금을 요구한 채 버티고 있다. 사랑제일교회는 올해 5월 부동산 관리자인 장위10구역 재개발조합이 낸 명도소송에서 패소한 뒤에도 두 차례 강제집행을 무산시킨 바 있다. 강제집행 무산 이후에도 교인들은 교회에서 합숙하며 최근까지 교회 지키기를 해 왔다.
코로나19 집단 발병 근거지인 사랑제일교회가 대규모 단체 행동을 암시한 것에 대해, 구청과 경찰은 교인 집결 상황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대응책을 찾고 있다. 성북구청 관계자는 “재개발조합을 통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상태”라며 “코로나19 확진자로 의심되는 교인들이 교회로 몰려들면 경찰에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