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확진된 서울 중랑구 금란교회 교인 A씨는 12일 수요저녁예배, 13~14일에는 새벽예배에 참석했다. 앞서 그는 ‘제2차 대유행’의 진원지인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 방문했었다. 이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뒤 감염여부를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예배를 보러 간 것이다. 금란교회는 등록 교인만 약 14만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감리교회로, 추가 확진자 발생에 비상이 걸렸다.
사랑제일교회발(發) 신종코로나 전파가 급속히 이뤄지면서 교인 간 거래가 잦은 교회가 ‘N차 감염지’이자 신천지에 이어 또 다른 ‘슈퍼전파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 서울에서 새로 확진된 인원은 151명으로 역대 일일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기존엔 지난 15일 146명이었다. 급격한 확산세의 중심은 교회다. 사랑제일교회 관련 신규 환자만 84명(누적 375명ㆍ서울 기준)으로 절반을 넘겼다.
문제는 앞선 A씨처럼 사랑제일교회발 신종 코로나가 다른 교회에서도 집단감염을 일으키며 교회를 바이러스 감염지이자, 새로운 전파지로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교회는 성경공부 등 교인 간 거래가 잦고, 한정된 공간에서 예배를 보는 경우가 많아 바이러스 감염의 대표적인 취약지로 꼽힌다. 실제 서울 노원구 안디옥 교회에선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다녀온 교인으로부터 전파된 것으로 추정되는 집담감염이 발생, 3명이 새로 확진(누적 18명)됐다.
사랑제일교회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지역사회 활동으로 교회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사례 역시 잇따르고 있다. 경기 용인시 우리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이날 7명이 추가돼 누적 154명을 기록했고, 서울 양천구 되새김교회에선 총 11명이 신종 코로나에 걸렸다. 등록 교인이 56만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개신교회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도 지난 15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이날까지 총 7명이 확진됐다. 교회 내 집단감염 확산세가 불붙자 서울시는 이날 “종교시설은 온라인 등 비대면 예배만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또 종교시설에 대해 특별 현장점검을 실시, 방역수칙 위반 적발시 집합금지 명령을 내리고 형사고발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비대면 예배가 교회 내 추가 집단감염을 막는데 유효할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교인을 매개로 한 지역사회 집단감염 우려가 커진 만큼 대책 마련에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장 사랑제일교회만 해도 시에 제출한 등록교인(917명)보다 이달 1~12일 이 교회를 들른 교인ㆍ방문자 수(2,668명)가 3배 가까이 많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교회 방문자는 감염경로 추적이 어려워 전국 곳곳에서 원인 모를 ‘깜깜이 집단감염’이 속출할 수 있다”며 “슈퍼전파사건이 발생한 만큼 교회를 신종 코로나 슈퍼전파지로 보고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623명(이날 낮12시 기준)으로 수도권 588명, 충남(12명)ㆍ강원(5명), 전북(4명) 등 비수도권에서 35명이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