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확진 300명 육박…'집회발 확진' 도화선 불 붙었다

입력
2020.08.1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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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 어느새 600명 넘어
하루 166명 추가될 정도로 가속화
광화문 집회 확진세 키우면서 위기 고조

사랑제일교회 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 발발 이래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처음으로 300명에 육박(19일 자정 기준 297명)한 가운데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서 본격적으로 확진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19일 정오 기준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가 전날보다 166명 추가돼 누적 623명에 이르는 사이 이 교회와 연관되지 않은 집회 참가 확진자도 전국에 걸쳐 10명이나 드러났다. 광복절을 전후해 불붙은 수도권 신종 코로나 유행이 급기야 광화문 집회라는 도화선을 만나 전국 대유행으로 몸집을 키우기 시작한 것이다. 이날 자정부터 서울 및 수도권에 대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에 들어간 정부는 “3단계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3단계 거리두기 조건 중 하나인 ‘2주간 일일 평균 확진자 100명 발생’이 충족(116.7명)됨에 따라 방역망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 부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광화문 집회와 관련해 18일 첫 확진자 발생 후 9명이 추가 확진 돼 현재까지 누적으로 최소 10명에 이른다”라며 “광화문 집회발 확진자가 훨씬 더 많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서울 2명, 경기 2명, 인천 1명, 경북 2명, 부산 2명, 충남 1명 등으로 전국에 산재했다. 집회발 확진자들과 사랑제일교회 신도들과의 관련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집회에서 이뤄진 이들의 접촉으로 인한 추가적인 감염확산이 점화된 것이다.

집회 참가자들의 정확한 명단은 물론 규모마저 확인이 안되고 있어 방역 당국은 확진자들에 대한 역학조사를 제대로 시행하기 조차 힘들다. 전국 어느 곳에서 ‘깜깜이’ 접촉자들에 의한 n차 감염이 이뤄지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안본) 제1총괄조정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여러 가지 방향으로 명단 확보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집회 시간대에 해당 지역의 기지국을 이용했던 사람들 명단을 이동통신사를 통해 확보하려 하지만, 이 또한 매우 제한적”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일각에서는 보수단체 집회 참가들이 집회 당일 '휴대폰을 꺼 방역당국의 추적을 피해야 한다'고 서로 독려했다는 의혹도 나온다. 앞서 5월 서울 이태원발 재확산 때 당국이 기지국을 통해 이태원 방문자들을 솎아내는 모습을 보고 학습했다는 것이다. 집회 참가자들이 자발적으로 진단검사를 받고 자가격리에 들어가지 않는 이상 확산을 막기 역부족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들이 진단검사 등을 거부하고 생활을 영위할 경우 신종 코로나는 집회 참가자 가족은 물론, 직장, 학교 등을 통해 지역사회에 일파만파로 퍼져나갈 수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라디오에 출연해 “집회 상황을 보면 전국에서 모였다 흩어졌기 때문에 감염이 전국으로 퍼지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랑제일교회발 감염은 이미 집단이나 지역을 가리지 않고 일파만파로 퍼져버렸다. 이날 정오 기준 사랑제일교회 관련 누적 확진자(623명) 중 서울 및 수도권 연고자가 588명으로 94%에 달하지만, 비수도권에서도 충남 12명, 강원 5명, 부산 3명 등 35명이 발생했다. 업종별로는 콜센터, 의료기관, 요양시설, 학교 등으로 퍼져 총 114개곳에 대한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18일 오후 6시 기준 2차 감염 사례는 50명이 확인됐다. 관련 신규 확진자 발생 속도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 17일 70명에 그쳤으나 19일에는 166명이 새로 나타났다.

방역당국은 이번 주말까지를 1차 기로로 본다. 권 부본부장은 “주말까지 확진자 수가 (크게) 늘더라도 사랑제일교회 관련이라면 추적관리와 차단조치의 성과로 볼 수 있다”면서도 “미분류ㆍ타지역 전파ㆍ사랑제일교회와 무관한 전파 등으로 인한 확진자 증가는 더 큰 위기로 진행된다는 방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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