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지 이 어린아이와 같이 자기를 낮추는 사람이 천국에서 큰 자니라. 또 누구든지 내 이름으로 이 어린아이 하나를 영접하면 곧 나를 영접함이니 누구든지 나를 믿는 이 작은 자 중 하나를 실족하게 하면 차라리 연자 맷돌이 그 목에 달려서 깊은 바다에 빠뜨려지는 것이 나으니라 (마태복음 18장 4절~6절).’
코로나19 2차 대유행의 뇌관으로 떠오른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의 전광훈 목사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18일 11시를 기준으로 사랑제일교회 관련 전국 누적 확진자는 전 목사와 그 가족을 포함하여 438명인데 이 숫자는 계속 늘어날 추세다. 더 큰 문제는 최소 1만명 이상 모인 지난 15일 광복절 집회에 전 목사와 함께 이 교회 신도들이 참여한 만큼 코로나19 전국적 확산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이러한 상황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되어 왔다. 전 목사는 지자체의 집회 금지 명령, 감염법 위반 고발에도 불구하고 “야외에선 코로나19 감염이 안 된다”며 광화문광장집회를 강행했고, 코로나19로 현장예배를 취소한 교회의 목사들을 비난하는 등 코로나19상황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행보를 보여 왔다. 전 목사는 심지어 "여러분 중 바이러스 걸린 사람이 있느냐. 그럼 다음 주에 다 예배에 오라. 주님이 다 고쳐주실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기독교 교회협의회가 “‘모이는 교회’의 예배가 감염 확산의 또 다른 진원지가 된다면 이는 우리 신앙이 지니는 공적 증언을 약화시키는 행위가 될 것”이라 경고하였고 많은 교계 지도자들이 전 목사의 위험한 행보를 말렸지만 전광훈목사는 멈추지 않았다. 참으로 성경이 명하는, 자기를 낮추는 겸손과는 거리가 먼 오만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
전 목사의 일탈 행동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의 생명과 건강이 위험에 노출되게 되었고, 많은 이들의 생업이 지장을 받게 되었다. 더 나아가 많은 교회들은 현장예배를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되었고 교회 안팎의 많은 사람이 기독교 신앙에 대해서 회의를 품게 되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신 것은 로마를 물리칠 정치적 메시야 되기를 거부하고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과 함께하며 종교지도자들의 위선을 지적했기 때문이었는데 전 목사는 예수님의 십자가 정신을 실천하기보다는 국민에 의해 선출된 권력을 뒤엎으려는 정치적 변혁을 갈망함으로써 결국 예수님을 죽인 유대종교지도자의 길을 걸은 셈이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기 전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라고 하였듯이 기독교 신앙의 핵심은 ‘세상에서’ 이기어 왕이 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감당할 수 없는 희생으로 ‘세상을’ 이기는 것에 있는데 전 목사의 추락은 기독교가 성공 신앙, 기복 신앙을 극복하고 희생과 섬김이라는 본질로 돌아가야 함을 보여주는 사건이기도 하다.
전 목사는 지금이라도 철저히 회개해야 한다. 그의 잘못은 비단 감염병예방법 위반이나 선거법 위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본받아 이웃을 섬기는 삶을 살고자 노력하는 많은 기독교인을 실족시킨 것에 있다. 기독교에서의 회개는 단순한 뉘우침이 아니라 잘못을 인정하고 돌이키는 의지적 결단이요 실천이다. 전광훈 목사는 지금이라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정부의 방역 노력에 협조하는 등 진정한 회개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