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이 중국에 양 3만마리를 보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직후 약속했던 바다. 몽골은 내심 중국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중국이 답례로 어떤 조치를 취할지 관심이다.
차이원루이(柴文睿) 몽골 주재 중국대사는 17일 중국 CCTV에 출연해 "몽골에서 양고기는 최고의 보양식"이라며 "저항력과 면역력을 강화해 중국 인민들이 코로나19를 빨리 이겨내기를 바라는 선물"이라고 말했다. 몽골에서 사육하는 양은 4,000만두로 인구(328만명)의 10배가 훌쩍 넘는다.
이번 조치는 할트마 바툴가 몽골 대통령의 제안에서 비롯됐다. 중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폭증하던 지난 2월 양 3만마리 기증을 선언하자 '영원한 이웃, 따뜻한 지원'이라는 슬로건 아래 몽골 각지에서 무상 헌납이 쇄도했다. 몽골 정부는 올해 수교 71년을 맞는 양국 관계의 상징적 사건으로 보고 다큐멘터리 제작도 준비하고 있다.
중국도 가만 있지 않았다. 3월 이후 중국 내 코로나19 기세가 잦아들자 몽골에 227만위안(약 4억원) 상당의 방역물자를 우선 지원했고, 공안당국은 별도로 몽골 경찰총국에 80만위안(약 1억4,000만원) 규모의 물자를 보내며 각별히 챙겼다. 실제 아시아 최빈국에 속하는 몽골은 한국ㆍ중국ㆍ일본이 매년 공적개발원조(ODA)를 가장 많이 지원하는 국가 중 하나다.
몽골 정부는 이달 들어 양 3만마리를 일괄 구매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내달 1차로 1만5,000마리를 중국에 보낼 계획이다. 양들은 국경지대에서 30일간 격리를 거쳐 중국으로 보내진 뒤 도축 전 10일간 또 한번 검역을 받는다. 중국인들은 "넉넉지 않은 형편에 보내주는 귀중한 선물"이라고 치켜세웠다.
차이 대사는 "몽골 국민들은 중국이 세계에게 가장 빠른 속도로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에 관심이 많다"면서 "백신이 완성되면 그들의 염원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성과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과 달리 백신 지원을 통해서도 국제사회 내 리더십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몽골은 러시아와 중국에 둘러싸여 있지만 누적 확진자가 298명에 불과해 한 때 '청정지역'으로 불렸다. 대부분 해외 유입 사례이고 지역 전파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몽골 정부는 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백신을 더 필요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