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좁아지는 대졸 취업문... 기업 57%만 하반기 채용 계획

입력
2020.08.18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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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에 비해 9.6%p 감소, 채용 규모도 30% 줄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졸 취업문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신입사원을 뽑겠다는 회사도, 채용 규모도 작년보다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취업포털 인크루트 설문에 따르면 올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회사는 전체의 57.2%에 그쳤다. 작년 하반기 긍정 응답 비율(66.8%)보다 9.6%포인트 낮다. 반대로 채용 계획이 없다고 밝힌 기업은 14.2%로 지난 해 11.2%에 비해 3.0%포인트 늘었다. 채용 미정 비율도 28.6%로 작년 22.0%보다 증가했다.

이번 조사에는 상장사 1,051곳 가운데 530곳(대기업 155곳, 중견기업 145곳, 중소기업 230곳)이 응답했다. 조사 기간은 지난 달 9일부터 이달 4일까지로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한 시점의 결과가 반영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대졸 채용 시장에 '코로나19 쇼크'는 이미 현실화했다. 대기업 뿐 아니라 중견, 중소기업까지 모두 채용 계획이 줄었다.

대기업 채용 계획은 지난 해 79.2%에서 올해 69.1%로 10%포인트 이상 감소했다. 중견기업은 68.6%에서 61.8%로 6.8%포인트 줄었고 중소기업은 49.3%에 그쳐 지난 해 61.1%에서 11.8%포인트나 급감했다.

그나마 채용 계획이 있는 회사도 작년보다 채용 인원을 줄이겠다는 응답이 40.1%에 달했다. 작년보다 늘린다는 기업은 19.2%에 그쳤다. 이번 설문에 응답한 기업의 채용 인원은 총 3만1,000여명으로 추산됐다. 이는 지난 해 하반기 4만4,821명에 비해 30% 이상 줄어든 것이다. 인크루트 관계자는 "대졸자 취업을 이끌었던 대기업 채용 계획이 작년 대비 감소하고 신입사원을 뽑는 중소기업이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점에서 하반기에도 극심한 취업난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윤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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