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지역발생 규모가 나흘 연속 100명대를 넘어서고 지난 닷새 동안 나타난 확진자가 1,000명에 육박하면서 방역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발 집단감염이 이미 전국 곳곳으로 확산되면서 2~3월 대구 신천지 사태를 능가할 정도의 급박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급기야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에 확진 판정을 받은 이 교회 교인들이 참가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조만간 '집회발 확산'의 뇌관마저 터질 조짐이다. 이에 정부는 ‘권고’ 수준에 머물러 있던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의무’로 전환해 해당지역 교회들의 대면 예배를 금지하는 등 본격적인 방역망 강화에 나섰다.
18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정오 기준 사랑제일교회와 관련한 확진자는 457명까지 껑충 뛰었다. 접촉자 조사 중 138명이 하루만에 확진된 탓이다. 감염 확산세도 수도권을 훌쩍 넘어 퍼졌다. 현재까지 이 교회 관련 확진자는 서울 282명, 경기 119명, 인천 31명으로 수도권(432명)에 집중돼 있지만, 대구 충남 경북 대전 강원 전북 등 비수도권에서도 25명에 달하는 확진자가 이날 확인됐다. 실제 중대본에 따르면 방역당국이 명단을 확보한 이 교회 교인 4,006명 중 소재가 파악된 교인은 3,436명이며, 지역 분포는 서울 1,971명, 경기 890명, 인천 132명, 경북 77명, 충남 57명 등으로 다양하다. 더욱이 교인 800명 안팎에 대해선 소재 파악도 안 되는 상황이라는 점은 우려를 더 키운다. 권준욱 중대본 부본부장이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신천지 집단발생 당시보다 훨씬 더 큰 위기"라고 말한 이유다.
사랑제일교회발 집단감염의 여파로 해외유입을 제외한 국내 지역사회 발생 신규 확진자 수는 나흘 연속 세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0시 기준으로 15일 154명에 이어 16일 267명, 17일 188명, 이날 235명이 발생했다.
문제는 광복절 대규모 집회 여파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신종 코로나의 전파력은 3~5일 사이가 가장 크기 때문이다. 전광훈 목사를 비롯해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 가운데 최소 10명이 광복절 집회에 참석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광장 확산의 위력은 18일 확진자 규모 발표(19일 오전)부터 가시화될 전망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감염 사흘째부터 검사에서 양성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라며 15일 광장 감염자가 나타나기 시작할 시점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기존 소규모 집단감염도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 파주시 스타벅스 집단감염은 자가격리자들의 추가 확진으로 누적 50명으로 늘었다. 서울 강남구 금 거래소인 골드트레인 관련 집단감염도 이와 연관된 경기 양평군 접촉자 5명을 포함해 15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73명까지 확대됐다. 경기 용인시 죽전고ㆍ대지고 관련 환자집단도 학생의 부모 2명이 추가돼 누적 15명으로 늘었고, 부산 해운대구 부산기계공고에서도 2명이 추가 양성 판정을 받아 17명으로 불어났다.
이밖에 서울 양천구 되새김 교회,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 관련 확진자도 각각 1명과 3명이 추가돼 누적 12명과 4명으로 늘었고, 종로 혜화경찰서 소속 경찰 관련 감염자도 4명이 추가되면서 누적 5명까지 증가했다. 광주 상무지구 유흥업소 집단감염 관련 확진자도 17명이 됐다.
신종 코로나 2차 대유행이 목전으로 다가오면서 정부는 지난 16일 서울과 경기를 대상으로 권고 형식으로 격상했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강화, 인천까지 포함해 의무화하기로 했다. 시행 시점은 19일 0시부터다.
이에 따라 수도권 지역에서는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이 대면으로 모이는 모든 집합, 모임, 행사는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클럽, 노래연습장, 뷔페, PC방 등 12종의 고위험시설과 실내 국공립시설의 운영도 중단된다. 특히 수도권 소재 교회에 대해서는 비대면 예배만 허용하고, 그 외의 모임과 활동은 금지된다.
한편,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이날 오후부터 경기지역 거주자와 방문자를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