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웅 광복회장이 자신의 광복절 경축식 기념사를 두고 논란이 벌어진 것에 대해 "통합당이 찔리는 게 있는 것 아니냐"고 응수했다.
김 회장은 1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및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회장은 "기념사에서 미래통합당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 안 했고 그저 '친일청산을 하자'고 말했는데 통합당에서 그렇게 펄펄 뛰고 화내는 걸 보면 뭔가 그분들이 찔리는 게 있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당시 기념사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를 폭력적으로 해체하고 친일파와 결탁했다"고 말하며 "대한민국은 민족 반역자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가 됐다"고 주장했다. 또 애국가를 작곡한 음악인 안익태의 친일 행적을 지적하거나 국립현중원 '친일파 파묘' 법안 통과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통합당 의원 및 원희룡 제주지사가 크게 반발했다. 원 지사는 "결코 동의할 수 없는 편향된 역사만이 들어가 있는 이야기를 기념사라고 광복회 제주지부장에게 대독하게 한 처사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김기현 통합당 의원과 같은 당 허은아 의원 등도 "편향된 이념으로 국민 편 가르기를 하고 있다"며 지적했다.
김 원장은 기념사 내용을 두고 "광복회 내부 팀을 만들어 보름 동안 무려 34번이나 수정하고 또 수정하며 문안을 다듬었다"며 "우리는 독립유공자의 후손들이 모여 있는 조직이다. 그러니 친일청산 문제에 대해 우리가 확고한 입장을 갖자는 게 광복회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또 기념사 내용에 관해 청와대에 교감이 있었냐고 묻는 말에 "전혀 없었다"며 "행정안전부와 내용은 얘기 안 하고 시간 체크를 위한 논의만 했다"고 답했다.
김 원장은 특히 원 지사를 향해 "우리 원 지사께서 과장하시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제주도는 우리 역사에서 해방 전후사에서 굉장히 가슴 아픔이 있는 지역이다. 제주 4·3항쟁 희생자가 수만 명이고 제주도 가족 중에 어느 집 하나 희생자가 없는 그런 고장인데 그런 고장에서 희생자의 가해자가 바로 친일세력들"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김 원장은 "친일을 비호하는 얘기를 그렇게 한다는 얘기는 저는 그분이 제주도 도민에 (의해) 진짜 뽑힌 사람으로서 해야 할 도리인가 이런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친일을, 독립운동가를 학살하고 토벌하고 일제 앞잡이였던 사람들이 두둔하는 사람은 광복절 행사에 참석할 자격이 없다"며 "3·1절이나 광복절 행사에 친일을 두둔하면서 참석하면 국민을 모독하고 역사를 모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