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긴급사태선언을 발령했던 올 2분기(4~6월)에 세계금융위기 때를 넘어선 역성장을 기록했다.
일본 내각부는 17일 물가변동 영향을 제외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가 전분기 대비 7.8%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런 추세가 1년간 지속하는 것으로 산출한 연간 실질 GDP 성장률은 -27.8%였다. 이는 세계금융위기(리먼 사태) 당시인 2009년 1분기(-17.8%)를 넘어선 것으로, 1955년 이후 최대 역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2분기 최대 역성장을 기록한 배경에는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전국에 긴급사태선언을 발령한 시기와 맞물렸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4월 7일 도쿄와 오사카 등 확진자가 급증한 7개 광역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긴급사태선언을 발령하고 외출과 여행 등의 자제를 촉구했다. 같은 달 16일 전국으로 확대한 뒤 5월 25일 해제한 바 있다.
영역별로는 GDP 기여도가 가장 큰 개인소비에서 올 2분기 외출 자제 등의 여파로 전분기 대비 8.2% 급감했다. 외출과 음식점 등의 영업 자숙 영향으로 여행과 외식 등 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소비가 크게 감소했다.
기업 설비 투자는 전분기 대비 1.5% 감소하며 2분기 만에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다. 기업 수익과 국내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기계 등의 설비 투자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수출은 주력 업종인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18.5% 감소했고, 수입은 원유 수요 둔화로 0.5% 줄었다. 주택 투자는 경제 활동의 둔화에 따른 신규 주택 건설 지연 등이 눈에 띄면서 0.2% 감소하면서 3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다만 공공투자는 1.2% 성장했다.
정부는 경기 침체를 의식해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에도 긴급사태선언을 발령하지 않은 채 감염 방지와 경제활동 병행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올 3분기(7~9월)에는 성장세를 일부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