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우 피해 주민들은 속이 타들어가 가는데, 잠깐이라도 쉴 수 있나요?"
주말도 반납한 채 9일째 140여명의 장병을 이끌고 대민 지원에 나선 육군 35사단 충무연대 완주대대 전웅 대대장(42ㆍ중령)이 지역사회에서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부대 인근 지역이 지난 6일부터 집중호우가 발생하자 전 대대장과 장병들은 주저없이 현장으로 달려갔다. 전북 완주군 구이면 신원마을과 광곡천 하천 피해 현장에서 망치와 삽을 들었고, 잇따라 소양면 죽절마을과 구이면 덕평로 수해 현장에서도 복구의 땀을 흘렸다.
전 대대장과 장병들은 지난달 말 이후 연이어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도로 훼손과 주택 토사 유입 등 큰 피해가 발생하자 현장으로 향했다. 연신 묵직한 망치를 내리치는 얼굴엔 땀과 먼지로 범벅이었고, 돌덩어리를 부숴 마대자루에 담아 나르면서 허리를 펴는 법이 없었다.
두 차례의 물 폭탄에 망연자실했던 주민들은 전 대대장의 신속하고 헌신적인 복구지원에 감동했다. 어르신들은 손을 꽉 잡으며 "너무 힘드니 조금만 쉬었다 하소"라고 되레 걱정하기도 했다.
상관면 주민 송미경(62)씨는 "며칠째 대대장이 손수 물에 잠긴 침수 현장에서 장비들을 들고 하루 종일 복구 작업에 땀을 흘리고 있다"면서 "내 가족들도 저렇게는 못할 것"이라고 칭찬했다. 마을주민들도 전 대대장과 장병들을 향해 "이들이 있어 너무 든든하다"고 칭송을 아끼지 않고 있다.
앞선 3일엔 운주면 덕동마을의 침수 가옥 지원을 위해 40여명의 군 장병을 이끌고 토사제거와 가재도구 세척, 쓰레기 치우기 등도 나섰다. 팔을 걷어붙인 전 대대장의 솔선은 첫 복구 작업을 이틀 만에 마무리했다.
실제로 완주지역은 지난달 말 사흘 동안 266㎜의 집중호우가 발생한 데 이어 이달 들어 같은 양의 많은 비가 다시 쏟아져 공공시설과 사유시설 피해가 1차와 2차에 걸쳐 100억 원에 달할 정도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전 대대장은 "대민 지원이 피해 주민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뜻하지 않은 수해로 비탄에 빠진 어르신들을 보면 누구나 잠시라도 쉴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 장병들이 현장의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자신의 집안일처럼 몸을 사리지 않고 열심히 작업을 해줘 고맙게 생각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