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12일 강원도 철원군 수해현장 복구작업을 도왔을 때 모습은 3년 전과 같았다. 검은색 티, 줄무늬 셔츠에 밀짚모자를 쓰고 고무장갑을 낀 채 봉사활동을 벌이는 모습은 2017년 7월 청주 폭우 피해 지역을 방문했을 때 그 모습 그대로였다.
3년 전과 달랐던 점은 일정 공개 여부였다. 사전에 일정을 알리고 종료 뒤 자료를 제공했던 3년 전과 달리 이번 철원 방문 땐 애초에 공개하지 않을 계획이었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 같은 방침은 ‘조용히’ 복구 작업에 힘을 보태겠다는 김정숙 여사의 뜻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작업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에 언론은 물론 마을 주민에게도 방문 일정을 알리지 않은 것. 김 여사 일정을 수행하는 청와대 제2부속실에서도 최소 인원만 동행했다고 한다.
하지만 마을 주민들이 봉사활동 중인 김 여사를 알아보면서 소문이 났고 언론 보도로 이어졌다. 이후 언론 문의가 끊이지 않자 청와대는 뒤늦게 현장 사진을 공개했다.
청와대에서 언론에 제공한 사진을 살펴보면 일정이 공개됐던 2017년 청주 방문과 이번 철원 방문이 다소 차이가 나타난다. 2017년의 경우 사전에 언론과 주민들에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사진 촬영도 공개적으로 이뤄졌다. 전속 사진가가 전문 촬영장비(DSLR)를 사용해 다양한 앵글로 김정숙 여사의 활동을 평소처럼 기록해 제공했다.
하지만 이번 철원 방문은 주민들에게도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사진 촬영도 제한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제공한 3건의 사진 데이터를 확인한 결과 비교적 부피가 작은 카메라로 망원렌즈를 활용해 주민들이 의식하지 못하도록 원거리에서만 촬영했다.
역대 영부인 가운데 수해현장에서 복구작업을 도운 것은 김정숙 여사의 3년 전 청주 방문이 처음이었다. 김 여사는 피해를 입은 다른 지역을 방문하는 것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청와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