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1호 법안으로 준비 중인 '비동의 강간죄'(형법 개정안)에 대해 "많은 분야에서 업무상 관계가 아니더라도 위계, 위력에 의한 강간은 처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법안 처리를 호소했다.
류 의원은 12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현행법에선 업무상 관계가 아니면 위계, 위력을 통한 성범죄 처벌이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류 의원은 최근 1호 법안으로 준비하고 있는 비동의 강간죄에 대한 관심을 당부하며 국회 곳곳에 법안을 설명하는 대자보를 붙였다. 의원뿐 아니라 보좌진 및 국회 직원들에게도 알리기 위한 노력이었다는 게 류 의원의 설명이다.
그는 비동의 강간죄 법안에 대해 "지금 강간의 구성요건을 상대방의 동의가 없는 경우, 그리고 폭행, 협박 또는 위계, 위력으로 유형화를 한 것"이라며 "현행법은 강간죄 구성요건으로 폭행과 협박이 현저히 저항이 불가능한 경우로만 인정을 하고 있어 피해자들이 보호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처벌 규정에 '동의 없이'란 표현을 담은 게 추상적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기존 양해, 승낙, 위계, 위력 같은 추상적인 용어들이 있다. 그렇기에 동의 없이란 말이 추상적이라고 해서 강간죄를 개정하면 안 된다는 말은 옳지 않다"며 "'동의 있는 강간은 있을 수 없다. 애초에 동의 있는 강간은 강간이 아니고, 동의 없는 성교가 강간이다. 현재 판례도 이런 부분이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류 의원은 "의사와 환자, 종교인과 신자, 상담자와 내담자 사이처러 실제 위계, 위력이 작동하는 분야가 많아졌다. 그래서 개정안에는 업무상 관계가 아니더라도 위계, 위력에 의한 강간을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며 "또 문화계나 체육계 같은 경우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아 업무상으로 볼 수가 없다. 또 특수고용 분야에서 처벌의 공백이 발생하기에 업무상이 아니더라도 처벌할 수 있게 했다"고 강조했다.
류 의원은 법안 발의에 김상희 국회부의장과 정춘숙 국회 여성가족위원장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남성 의원 중에는 윤재갑 더불어민주당 의원만 참여했다며 "아직 참여한 남성 의원이 많지 않지만 앞으로 설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이 일고 오거돈 전 부산시장, 안희정 전 충남지사 등의 성범죄가 발생한 것을 두고 "피해자가 꽃뱀이어서가 아니라 권력자들의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여성 부하직원이 당신에게 상냥한 건 당신이 좋아서가 아니라 단지 당신이 상사이기 때문이다. 과격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런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본회의장에 원피스를 입고 와 논란이 된 것을 두고 "경직된 국회 문화를 바꿔보려는 시도였지만, 너무 흔한 원피스라 논란이 될 줄 몰랐다"면서 "예기치 못한 논란이지만 이 직업 자체가 조금 미움 받을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자신이 논란의 중심에 선 데 대해 "여성 청년 정치인이란 존재 자체가 낯설다 보니 생기는 일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수해 복구 자원봉사 사진을 두고 옷이 지나치게 깨끗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사진 자체는 초반에 기자들이 사진을 찍고 돌아갔다. 그 이후에는 현장에서 당직자들도 다 같이 일을 했기 때문에 중간 이후 사진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