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은 ‘옳다’에서 온 말이다. 신기하게 영어에서도 오른쪽(right)과 옳다(right)는 같은 형태다. 사전의 의미로 오른쪽은 ‘북쪽을 향하였을 때 동쪽과 같은 쪽’인데, 동쪽은 해가 뜨는 긍정적 공간이다. 비슷한말은 바른쪽이다. 반대로 왼쪽은 해가 지는 방향을 뜻하며, 어원은 ‘그르다’는 뜻이다. 이미 사회적으로 긍정성이 부여된 오른쪽은 간혹 다수의 횡포가 된다. 처음 만난 사람과 오른손으로 악수해야 하고, 문은 주로 오른손잡이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열리지만 대다수는 이것을 묵인한다. 잘 차려입은 옷마저 왼쪽 가슴에 장식을 꽂아 상대방의 시선을 오른쪽으로 열어 둔다. 이처럼 말이란 인간 사회와 닮아 있다.
'나 먼저 원리(me-first principle)'도 말 생성법의 하나다. 전 국민을 TV 앞에 모으는 한국과 일본의 축구가 한국에서는 한일전이고, 일본에서는 일한전이다. 중국까지 세 나라가 함께 한다면 말의 순서가 어떠한가? 그 답에는 주관적 친소 관계가 이미 담겼다. 자타, 여기저기, 이것저것, 오가다 등 자기중심적 사고를 반영한 말은 here and there, this and that과 같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에도 있는 보편적 현상이다. 사람은 자신에게 가까이 있는 것, 더 중요하거나 관심이 있는 것을 먼저 말하기 마련이다.
말에 마음과 인지가 비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단체 사진에서 자기 얼굴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고 해서 이기적이라 할 순 없다. 다만 마음이 눈짓을 떠나 말로 실현될 때, ‘그 말’은 ‘그 사람’의 마음과 인지를 투영해 버린다는 것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