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이 우수한 품질과 합리적 가격으로 현지인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자제품군에선 삼성전자와 LG전자, 자동차군에선 현대ㆍ기아차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11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ㆍ코트라) 호찌민 무역관이 현지인 245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을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 전자제품 중 인지도 1위는 단연 삼성(229명ㆍ복수응답)이었다. 2위인 LG(88명)의 3배에 가까운 수치로 설문 응답자 모두 삼성이 한국 제품임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위는 전자밥솥을 만드는 쿠쿠(20명)였으며, 일본 소니를 한국기업으로 인식한 응답자도 10명에 달했다. 코트라 관계자는 “고화질이 대표 이미지인 삼성은 저가부터 프리미엄 제품까지 선택의 폭이 넓은 게 강점”이라며 “LG 역시 비교적 고가임에도 디자인과 강한 내구성이 강점으로 꼽혔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분야는 전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졌다. 베트남 운송 시장 자체가 오토바이에 맞춰져 있는데다, 자동차 수요도 소형차에서 벗어나지 못한 영향이 크다. 다만 올해 상반기 베트남 시장의 절대강자였던 일본 도요타를 밀어내고 승용차 판매 1위를 기록한 현대차는 현지인들에게 가격 대비 우수한 성능을 자랑하는 ‘가성비’로 호평을 받았다. “한국 자동차 브랜드를 안다”는 전체 응답자 185명 중 125명이 “품질이 좋고 디자인도 예쁘다”라고 현대차를 후하게 평가했다. 2위인 기아차(80명)에 대해서도 “경제적 가격을 갖춘 브랜드”라는 평이 나왔다.
기타 분야 인지도에선 베트남 내 외국계 은행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신한은행의 선전이 돋보였다. 신한은행은 국민영웅으로 칭송 받는 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광고 모델로 발탁해 대대적인 홍보를 벌인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 외에 베트남 내 최대 영화관 체인을 보유한 CGV 등도 한국 대표 브랜드로 꼽혔다.
호찌민 무역관 관계자는 “품질 신뢰가 떨어진 중국 제품에 대한 악평은 계속 커지는 반면, 가성비 좋은 한국제에 대한 인지도는 늘고 있다”며 “한국 브랜드 충성도를 더욱 탄탄히 구축해 베트남과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본격적으로 밀려올 유럽산 제품과의 경쟁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