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아 "세 번의 이혼 못 벗어난 듯, '애로부부' 통해 성숙해지길" [전문]

입력
2020.08.11 11:41


배우 이상아가 '애로부부'에 참여하며 느끼는 감정을 솔직히 털어놨다.

이상아는 11일 자신의 SNS에 지인과 나눈 메신저 대화 내용 캡처 화면과 함께 "'애로부부' 방송 모니터링 후엔 가슴이 답답하다. 그래서 방송 후 친구랑 통화하며 이런저런 얘길 하며 나를 찾게 된다. 출연 확정 때부터 마음이 무겁더니. 다른 MC들은 재밌겠다며 신나서 웃고 떠들 때 난 그냥 그저 그렇게 있었다. 분위기만 맞추며. 내 포지션을 염두에 두고 캐스팅을 한 건데, 내가 너무 힘들어 한다. 한 회 녹화를 끝내고 나면 녹초가 되어버린다"라는 솔직한 글을 게재했다.

장문의 글을 통해 이상아는 "녹화하면서 웃어야 할 땐 웃어야 할 거고. 근데 난 웃기질 않는다. 그러다보니 어색한 표정으로 웃게 되고. 사연 영상을 보다보면 혼자 생각만 많아지고 말로 표현하자니 버벅대고. 같은 말이라도 내가 하면 듣는 이로 하여금 받아들여지는 공감대가 또 달라질 것이고. 다들 방송 본 후 말하길 나 같지 않다며. 나 역시 내가 이렇게 움츠려들지 몰랐다. 나를 깨야 하는데. 아직 세 번의 이혼 속에서 벗어나질 못 한 듯 싶다"라고 밝혔다.

그래도 이상아는 "그런데 프로그램이잖아. 내 역할이잖아. 자꾸 나를 깨는 연습을 해야겠다. 상대가 반기를 들어도 당당하게. 할 수 있겠지? '애로부부'를 통해 성숙해질 수 있길 바랄 뿐. 녹화 날이 기다려지는 날이 오겠지. 빨리 정신 차리고 내 포지션을 찾아가보자"라며 성숙하게 달라질 모습을 위해 다짐했다.

한편 이상아는 지난달 27일 첫 방송된 SKY와 채널A의 공동 제작 프로그램 '다시 뜨거워지고 싶은 애로부부'에 MC로 출연하고 있다. '애로부부'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진짜 부부들의 남모를 고충을 수면 위로 공론화하고 솔루션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이다.

앞선 '애로부부' 제작발표회 당시 이상아는 "다른 출연자와 달리 (이혼) 유경험자로 사연들에 특별히 공감할 수 있다"고 역할을 소개한 바 있다.

▶ 이하 이상아의 SNS 글 전문.

'애로부부' 방송 모니터링 후엔 가슴이 답답하다. 그래서 방송 후 친구랑 통화하며 이런저런 얘길 하며 나를 찾게 된다. 출연 확정 때부터 마음이 무겁더니. 다른 MC들은 재밌겠다며 신나서 웃고 떠들 때 난 그냥 그저 그렇게 있었다. 분위기만 맞추며. 내 포지션을 염두에 두고 캐스팅을 한 건데, 내가 너무 힘들어 한다. 매번 녹화 현장에선 피디, 작가 할 것 없이 내 분장실에 와서 격려해주기 바쁘다. 한 회 녹화를 끝내고 나면 녹초가 되어버린다. 녹화하면서 웃어야 할 땐 웃어야 할 거고. 근데 난 웃기질 않는다. 그러다보니 어색한 표정으로 웃게 되고. 사연 영상을 보다보면 혼자 생각만 많아지고 말로 표현하자니 버벅대고. 같은 말이라도 내가 하면 듣는 이로 하여금 받아들여지는 공감대가 또 달라질 것이고. 다들 방송 본 후 말하길 나 같지 않다며. 나 역시 내가 이렇게 움츠려들지 몰랐다. 나를 깨야 하는데. 아직 세 번의 이혼 속에서 벗어나질 못 한 듯 싶다. 자꾸 감추려 하고 내색하지 않으려 하고 참으려 하고. 그런 것들에 익숙해져서 사연 영상을 보고도 밖으로 토해내는 게 말로써 잘 정리가 안 된다. 내가 보는데도 내 모습이 답답한데, 시청자들이 느끼는 건 당연한 듯 싶다. 경험자로서 할 수 있는 말들. 근데 그 경험이 그닥 해피하고 좋은 경험이 아닌 걸 알기에 닫아버리는 듯 싶다. 근데 프로그램이잖아. 내 역할이잖아. 자꾸 나를 깨는 연습을 해야겠다. 상대가 반기를 들어도 당당하게. 할 수 있겠지? '애로부부'를 통해 성숙해질 수 있길 바랄 뿐. 녹화 날이 기다려지는 날이 오겠지. 빨리 정신 차리고 내 포지션을 찾아가보자

이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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