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내내 한반도를 강타한 기록적인 폭우로 북한 황강댐 인근 저수지 둑이 터지면서 임진강 수위가 높아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태풍과 집중호우로 인해 북한 주민 약 540만명이 피해를 입었다는 예상도 나온다.
11일 정부 소식통 등에 따르면 북한 황강댐 위쪽에 위치한 4월5일댐(4호댐) 인근에 있는 4,500만톤 규모의 저수지의 둑이 지난 5일쯤 무너진 것으로 전해졌다. 5일은 장마전선이 북한 지역으로 올라가며 황강댐이 위치한 황해도 등에 100~300㎜의 비가 쏟아졌다. 4,500만톤은 월드컵 경기장 9개가 들어갈 수 있는 크기인데, 해당 저수지의 물이 넘치면서 황강댐 물을 방류했을 것으로 보인다.
홍수로 인해 북한 전 지역의 피해가 크다는 관측도 계속되고 있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전날 "북한에서 최악의 홍수 피해가 발생한 2007년보다 올해 8월에 더 많은 비가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럽연합 산하 인도지원사무국도 보고서에서 "집중호우로 북한 주민 약 540만명이 피해를 입었을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북한 지역 피해가 커질수록 접경지역 주민 안전이 위협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북한이 황강댐을 방류하면 임진강 남측 최북단에 위치한 필승교와 군남댐 수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2009년 이후 남북이 '임진강 수해 방지 관련 실무회담'을 열어 사전 통보를 하기로 합의했지만, 북측은 이번 집중호우에도 무통보 방류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 북측은 10일에도 황강댐을 무통보 방류한 것으로 보인다. 필승교 수위는 위기 대응 관심 단계인 7.5m를 넘겨 10일 오후 7시 9.28m에 달했으나 11일 오전 10시 기준 6m로 안정세로 돌아섰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황강댐 방류시 북측이 남측에 알려주면 우리가 주민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