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토종농업종자, 백두대간수목원에 영구보존 착수

입력
2020.08.11 10:45
농업유전자원센터 보유 종자 18만7000점, 6년간 순차 입고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유전자원센터가 보유한 토종농업식물 종자를 경북 봉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도 중복 보존한다.

11일 한국수목원관리원 소속 국립 백두대간수목원에 따르면 농업유전자원센터가 기탁한 콩 녹두 팥 등 토종농업식물종자 19종 1만점이 13일 수목원 시드볼트에 들어온다.

시드볼트는 백두대간 해발 600m에 위치하고 지하 46m 아래에 저장시설이 있어 경기 수원과 전북 전주의 지상에 보관하는 농업유전자원센터에 비해 상대적으로 재해에 안정적이고 보존의 신뢰성이 강하다.

두 기관은 지난 5월 농업유전자원센터에 보유한 종자 18만7,000점 전량을 백두대간 시드볼트에 중복 보존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이들 종자는 13일 1차 입고를 시작으로 6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들인다.

입고 방법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블랙박스 시스템을 적용한다.

저장 종자 소유권을 가진 기탁기관이 자신들의 종자를 시드볼트에서 인위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보장을 할 수 있는 시스템에 저장하는 방식이다. 외국에서 종자를 기탁하는 경우 검역 등 과정에서 자기네 종자가 공개되는 것을 꺼려하는 것을 참고했다. 기탁기관이 원하는 경우 오픈박스 시스템으로 기탁받아 종자검사, 활력검증 등에 이용하고 나머지는 전량 시드볼트에 보전한다.

수목원은 토종농업종자가 들어오는 날 첫 입고를 기념하는 기탁식과 함께 농업유전자원센터에 종자 기탁증서를 교부한다.

이종건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원장은 "토종 식물유전자원 보존의 첫 걸음을 내디뎠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며 "국내 주요 기관의 종자를 안전하게 중복 저장해 생물다양성 보전에 기여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산림청 산하 공공기관으로 봉화 춘양면 일대 5,126㏊ 터에 2018년 개원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수목원이다. 시드볼트는 세계 유일의 야생식물종자 영구 저장시설이다. 5마리의 백두산 호랑이를 사육하는 호랑이숲이 있다.

이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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