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는 전기차... 나도 ‘차화전’ 삼총사 주식 살 걸"

입력
2020.08.1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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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수혜주' 현대차, LG화학, 삼성SDI  2~3배 껑충

'158%, 213%, 15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폭락장이 연출된 지난 3월 이후 현대차, LG화학, 삼성SDI가 각각 기록한 주가 상승률은 놀라울 정도다. 코로나 확산으로 비대면(언택트), 바이오주가 각광 받는 사이, 잠시 성장세가 주춤했지만 어느새 ‘대세’가 된 전기차를 공통분모로 최근 이들은 갈수록 몸집을 키우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2년 이상 국내 증시를 주도했던 이른바 '차ㆍ화ㆍ정(자동차ㆍ화학ㆍ정유) 시대의 주역들이 10년 만에 전기차 배터리로 속살을 바꿔 '차ㆍ화ㆍ전(자동차ㆍ화학ㆍ전기전자) 시대를 일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기차 드라이브 건 '차화전'의 질주

10일 현대차는 전 거래일보다 무려 15.65% 상승한 17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월 11만원선을 내주고 한 달 이상 10만원 안팎을 맴돌던 주가는 지난달 중순 정부의 '한국판 뉴딜' 정책 기대감 등에 힘입어 탄력을 받더니 어느새 20만원을 바라보고 있다. 시가총액도 이날 하루 만에 5조원 가까이 늘며 8위(지난 7일, 우선주 제외)에서 7위로 뛰어 올랐다.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들의 질주도 심상치 않다. 이차전지 대장주인 LG화학은 이달 들어서만 주가가 27% 상승하며 지난 7일엔 시총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주가가 3.49% 하락하며 5위로 되돌아갔지만 3위 네이버(51조4,966억원)와는 차이가 6,700억원에 불과하다.

최근엔 LG화학에 대한 증권사 목표주가가 기존 60만원에서 84만원대로 40% 이상 치솟기도 했다.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존재감을 뽐내며 지난달 말 대비 주가가 각각 19%, 46%씩 급등했다.


배터리로 쏠리는 증시 유동성

업계에선 전기차를 중심으로 차ㆍ화ㆍ전 종목들의 주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6월 유럽 내 전기차 판매량(9만6,000대)이 월별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글로벌 판매 실적이 코로나19 악재를 이겨내고 있다는 게 근거다.

현대차도 이날 친환경차 브랜드 ‘아이오닉’을 전기차 전용 브랜드로 전환해 2024년까지 3종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공식화하며 세계 전기차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 이들 기업에 관련 부품을 공급하는 중소 업체들도 최근 앞다퉈 신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 배터리 소재인 양극재 공장을 추가 증설하기로 한 포스코케미칼과 에코프로비엠, 천보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기업 주가 역시 최근 급상승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유럽의 전기차 판매량이 강세를 보이는데다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흑자 전환 등으로 최근 시장의 재평가가 이뤄지는 모습”이라며 “풍부한 유동성 자금이 당분간 전기차 배터리 산업 내 이벤트를 쫓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이차전지 관련주 랠리는 단순히 전기차 배터리 흑자 전환이라는 작은 흐름을 넘어 보다 큰 산업의 흐름이 만들어내는 상승 추세"라고 분석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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