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올해 한국 경제가 역성장을 하더라도 세계 국내총생산(GDP) 순위는 작년 12위에서 올해 9위로 오히려 3단계 도약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1인당 국민소득은 올해 다시 2만달러대로 내려앉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10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코로나19 재확산이 없을 경우 올해 한국의 명목 GDP는 지난해보다 1.8% 감소한 1,884조8,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OECD가 추산한 올해 원ㆍ달러 환율 전망치(1,222.0원)를 적용해 환산하면 올해 한국 명목 GDP는 1조5,449억달러다. 이는 OECD가 경제 상황을 전망한 46개국 가운데 아홉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이 전망대로라면 지난해 브라질(9위), 캐나다(10위), 러시아(11위) 에 이어 12위를 기록했던 한국의 경제 규모는 올해 9위로 3단계 도약하게 된다.
상위권 경제대국 가운데, 미국은 올해 명목 GDP가 5.7% 감소하더라도 경제 규모가 20조2,039억달러에 달해 1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이 13조8,338억달러로 2위를 기록했고, 일본, 독일, 인도,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이 그 뒤를 이을 것으로 전망됐다. 1위부터 8위까지 순위 변동은 없는 셈이다.
하지만 지난해 10위였던 캐나다는 올해 명목 성장률이 -7.5%로 떨어져 순위가 한국보다 낮은 10위에서 머무를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명목 성장률이 -14.1%로 전망된 러시아도 지난해와 같은 11위를 기록하게 된다. 브라질은 명목 성장률 전망치가 -3.9%로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하지만 물가 상승률이 다른 나라보다 높고 헤알화 가치가 절하된 영향으로 순위는 9위에서 올해 12위로 3단계 밀려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규모 순위는 3단계 상승하지만 1인당 국민소득(GNI)은 지난해 3만2,115달러에서 올해 2만달러대로 내려앉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GDP 규모가 줄어드는데다, 원화 가치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1,165원대였던 연평균 원ㆍ달러 환율은 올해 1,200원대 이상으로 치솟았다. 정부는 하반기 `V자 반등`을 기대하며 올해 플러스 성장이 가능하다고 기대하고 있지만, 주요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 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은(KDI)이 지난달 국내 경제 전문가 21명을 상대로 설문조사(20명 응답)한 결과에서도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은 작년(2.0%)보다 큰 폭으로 하락한 -0.9%를 기록할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