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천성 인사 이후 사의를 표명한 문찬석(59ㆍ사법연수원 24기) 광주지검장이 10일 오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다시 한번 글을 올려 "정치의 영역이 검찰에 너무 깊숙이 들어오는 것 같아 염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의 정치적 중립성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가치"라고 강조했다.
앞서 문 지검장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사장급 이상 검찰 간부 인사를 단행한 다음날인 8일에도 친정권 인사로 평가되는 검사들을 요직에 배치한 인사를 공개 비판하는 글을 남긴 바 있다. 채널A 사건 수사를 두고 "사법 참사"라고 표현했던 그는 이날 게시한 두 번째 글에서도 재차 날이 선 발언을 이어갔다.
문 지검장은 이날 "특히 검사장들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검사장들이 검사답지 않은 다른 마음을 먹고 있거나 자리를 탐하고 인사 불이익을 두려워하여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다면 총장은 무력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월 전국 지검장들이 모인 회의에서 이성윤(58ㆍ23기) 서울중앙지검장에게 "검찰총장 지시를 거부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각을 세운 인물이다. 당시 이 지검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허위 인턴증명서를 발급해 준 혐의로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을 기소하라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시를 따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문 지검장은 "검찰청법에 규정된 총장의 지휘감독권이 무너지면 그 피해는 오로지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면서 "(윤석열) 총장은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지만, 저 역시 누구 똘마니 소리 들어가며 살아온 사람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률가답게 검찰청법에 충실하게 총장을 중심으로 국민들이 여러분에게 부여한 소임을 다하시고, 역사와 국민 앞에 떳떳한 퇴임을 하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