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예비판결문에서 보톡스 제품 관련 자사의 기술을 대웅제약이 도용했다는 게 과학적으로 밝혀졌다는 입장을 10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 7일 대웅제약이 ITC 예비판결문에 대해 “편향과 왜곡의 극치”라고 깎아 내린 데 따른 반박이다.
ITC의 예비판결문은 6일(현지시간) ITC 홈페이지에 공개됐다. 흔히 보톡스라고 불리는 주름개선용 의약품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원료인 보툴리눔균의 출처를 둘러싼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분쟁에 대해 ITC는 지난달 메디톡스의 손을 들어줬다.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영업비밀을 침해한 것으로 보고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의 수입을 10년간 금지한다는 예비판결을 내린 것이다.
결정 근거가 담긴 예비판결문이 공개된 직후 대웅제약은 공식 자료를 내고 “ITC가 메디톡스의 손을 들어줄 만한 구체적인 근거가 없었는데도 메디톡스의 일방적인 주장을 받아들였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메디톡스는 반박 자료를 통해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ITC 예비판결문에는 두 회사가 제출한 방대한 자료와 관련자의 증언, 전문가들의 보툴리눔균 유전자 분석 결과가 상세히 담겨 있다는 것이다. 메디톡스 측은 “ITC는 양측이 제출한 모든 증거가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균주와 제조공정을 도용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고 봤다”며 “ITC가 확실한 증거도 없이 메디톡스의 일방적 주장만을 토대로 영업비밀 도용을 추론했다는 대웅제약의 주장은 터무니없음이 밝혀졌다”고 반박했다. 또 “ITC 행정판사는 균주를 토양에서 발견했고, 제조공정도 자체 개발했다는 대웅제약의 주장이 모두 거짓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ITC 예비판결 이후 일단락될 것으로 보였던 양사간 분쟁이 판결문 공개 이후 다시금 불이 붙은 모양새다. 양사 모두 보툴리눔 톡신 제제가 주력 제품인 만큼 이번 분쟁에서 패하면 회복이 쉽지 않은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특히 대표 보툴리눔 톡신 제제인 ‘메디톡신’의 국내 허가가 취소돼 이미 회사 매출의 40%이상을 잃게 된 메디톡스로선 ITC의 최종 결정에 회사의 명운이 걸려 있다. 대웅제약은 미국에서 발매된 지 1년여밖에 안 된 나보타가 판매 금지될 경우 지금까지 미국 진출을 위해 들인 노력이 물거품이 된다.
ITC의 최종판결은 오는 11월 나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