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J리그에서 여름이적시장을 통해 K리그로 이적한 나상호(24ㆍ성남)의 득점이 드디어 터졌다. K리그 복귀 7경기 만에 멀티 득점을 터뜨리며 팀에 귀중한 1승을 안긴 나상호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남은 시즌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나상호는 9일 오후 7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0 1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두 골을 몰아넣으며 팀의 2-0 완승을 이끌었다. 성남은 이날 승리로 4승5무6패(승점17)를 기록, 11위에서 6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비록 최하위 인천을 상대로 한 대결이었지만, 쉽지만은 않았다. 무엇보다 최근 인천 새 감독으로 선임된 조성환 감독의 데뷔전이었기 때문이다. 아직 1승도 거두지 못한 인천의 승리에 대한 갈증이 워낙 컸던 데다, 제주 시절 리그 준우승, 3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 경험 등 조 감독의 지도력도 어느 정도 검증 됐기에 인천 역시 이날 경기를 시즌 첫 승 기회로 여기기도 했다.
그러나 성남 미드필더 나상호의 득점포가 이날 터지기 시작하면서 인천의 바람은 물거품이 됐다. 나상호는 후반 12분 프리킥 골을 터뜨린 뒤, 후반 42분 역습 상황에서 추가 골을 터뜨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인천은 이날 패배로 5무10패로 강등에 한 발 더 다가섰다.
김남일 인천 감독은 이날 경기 후 나상호 득점에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나상호의 골을)기다린 보람이 있다”며 “스스로 가지고 있던 부담을 이날 경기로 떨쳐버렸을 것”이라고 했다. 나상호는 경기 후 “승점 6점짜리 경기에서 승리해 6위로 올라 기쁘다”며 “이제부터 시작이라 생각하고 다음 경기도 승리하겠다”라고 말했다.
나상호는 이어 “공격 포인트를 계속 못 하면서 스스로 부담감이 생겼는데, 오늘 경기를 통해 조금이나마 부담감을 덜게 돼 다행”이라며 “이제 터질 때가 됐다고 확신했고, 오늘 최대한 많은 슈팅을 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의 ‘황태자’로 불리는 나상호는 A매치 소집에 대한 기대도 드러냈다. 그는 “솔직히 욕심이 생긴다”라면서도 “성남에서 부상 없이 좋은 경기력을 보이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