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에 장마가 소강상태를 보이자 복구 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9일 폭우 피해가 발생한 자치단체들은 태풍 '장미'가 북상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민ㆍ관 합동으로 복구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섬진강 제방 붕괴 등으로 1,2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남원시는 이날 비상근무 3단계를 발령하고 전 직원을 소집, 복구 작업에 나섰다. 현장에는 자원봉사자들을 포함해 인력 1,000여명과 중장비가 총동원됐다.
이들은 흙탕물로 침수된 주택 안의 집기와 물품 등을 물로 씻어내고 폐기물을 치우며 구슬땀을 흘렸다. 남원시는 이재민 구호를 위해 임시 주거시설을 운영하고 식사와 생수, 비상약품, 옷가지 등을 지원하고 있다. 상수도 공급이 끊겼던 108개 마을은 이날 오후 주천면과 대강면 일대를 제외하고 모두 복구됐다.
순창군은 주택 침수 피해가 컸던 적성면과 유등면 일대에 공무원 800여명을 긴급 투입했다. 자율방재단원 500여명도 중장비를 동원해 유실된 도로를 복구하고 제방을 보수하는 등 분주했다.
군산시와 익산시, 장수군 등 자치단체들도 재난안전대책본부 등을 긴급 설치하고 응급 복구 작업과 함께 대피 주민에 대한 급식과 의료 지원에 힘쓰고 있다. 육군 제1625부대와 7733부대 장병들도 수해 현장에 투입돼 복구 작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전북지역에는 지난 7∼8일 내린 폭우로 980여건의 피해가 나고 1,7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북도 관계자는 "기록적인 폭우로 큰 피해가 난 가운데 태풍이 올라오고 있어 복구를 서둘러야 할 상황"이라며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