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래통합당 지지율 상승세가 뚜렷하다. 하지만 지지율 상승세를 지켜보는 당 지도부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은 분위기다. 176석 거대여당의 입법독주에 대한 반사효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전에도 지지율이 반짝 상승세를 탄 적이 있지만 이를 실제 선거 결과 등으로 이어가지 못했다. 때문에 당 내부에서는 이런 지지율 상승을 어떻게 지속할 수 있는지를 두고 고민도 함께 깊어지고 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더불어민주당 하락, 통합당 상승' 추세가 뚜렷하다. 4ㆍ15 총선 참패 이후 반등 포인트를 잡지 못했던 통합당은 최근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의 잇따른 성추행 의혹에 대한 부정적 여론 등으로 선전하고 있다. 지난 3~5일 공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통합당(34.8%)은 민주당(35.6%)과 오차범위 내에서 우열을 가리지 못했고, 한국갤럽이 4~6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전주에 비해 긍정평가가 5%포인트나 뛰어 2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다만 세부 지표를 보면 이런 지지율 반등은 통합당이 자력으로 얻었다기보다 민주당의 실책에 따른 반사효과라는 분석이 더 많다. 한국갤럽의 조사에서 '통합당이 야당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20%만이 '잘하고 있다'고 응답했고, 69%가 '잘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구ㆍ경북(TK)과 보수층, 60대 이상 등 전통적으로 통합당에 우호적인 지지층에서도 야당의 역할에 대한 부정적 응답이 높았다. 보수층의 70%, 기존 통합당 지지자의 64%, TK 응답자의 65%, 60대 이상 응답자의 65%가 '통합당이 야당으로서의 역할을 잘 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한국갤럽 관계자는 "통합당이 잘해서 지지율이 오른 것이라면 역할에 대한 긍정평가도 함께 올라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여당에 대한 견제심리가 투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지지율 상승 조짐에도 통합당 지도부는 마냥 반색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6일 기자들과 만나 "여론조사상 많이 따라간다는 말이 저희들에게 독이 되지 않을까 하는 경계심도 있다"고 했다. 김은혜 대변인도 이날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여론조사 결과에 자만했다가 훅 떨어질 수도 있는 게 민심이라 일희일비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이에 당 내부에서는 중진들을 중심으로 '상승세 굳히기'를 위해 보수는 물론 여당을 향해 돌아서고 있는 중도층에게까지 어필할 수 있는 모습을 갖추는 게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4선인 김기현 의원은 "고(故)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 의혹 사건 등 굵직한 이슈를 일회성으로 소모한 측면이 아쉽다"면서 "앞으로는 비판 기능을 살린 팀워크 플레이로 야당의 존재감을 더욱 부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3선의 조해진 의원도 "문재인 정부 이후를 준비하는 수권 정당으로서 큰 그림을 제시하고, 내년 보궐선거에서 좋은 후보를 내세운다면 지지율은 더 다져질 것이라고 본다"고 예상했다.
※상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c.go.kr)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