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토종 선발 이승호(21)가 7월 악몽을 끝내고 반등에 시동을 걸었다.
키움은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리그 LG와 경기에서 2-1로 아슬아슬하게 승리를 지켰다.
선발 이승호의 호투가 빛났다. 7이닝 동안 86개의 공을 던지며 1실점(3피안타, 1볼넷) 했다. 홈런을 하나 맞았지만 삼진을 7개나 잡았다. 최고 구속 144㎞를 찍은 직구(29개)와 커브(13개), 슬라이더(16개), 체인지업(28개)을 섞어 던졌다. 손혁 키움 감독은 경기 후 “오른손 타자를 상대로 승부구로 던진 체인지업이 위력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승호는 이날 1회초 시작부터 10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갔다. 4회 1사 후 오지환에게 이날 첫 안타(2루타)를 허용했지만 후속 채은성과 김현수를 땅볼로 잡아냈다. 2-0으로 앞선 5회 2사 후 이형종에게 던진 낮은 직구가 오른쪽 펜스를 넘어가면서 유일한 실점을 했다.
이승호는 지난 6월30일 두산 베어스전(6이닝 1실점) 이후 40일 만에 승리를 신고, 시즌 3승(4패)째를 따냈다. 7이닝 이상을 소화한 건 지난 6월 18일 롯데전(7이닝 1실점) 이후 52일 만이다.
이승호는 7월 한 달 깊은 부진에 빠져있었다. 6월까지만 해도 5경기에서 2승을 올렸고 평균자책점 1.86으로 좋았다. 하지만 7월 갑자기 흔들렸다. 7월 3경기에서 단 8.1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대량 실점 후 조기 강판되는 패턴이 반복됐다. 당연히 승리 없이 2패만 안았고 평균자책점은 16.20을 찍었다. 이승호는 “(7월에는) 마운드에 올라가도 5이닝을 못 던지고 내려왔다. 중간 투수들에게도 굉장히 미안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8월 첫 등판이었던 KT 위즈전에서는 5이닝 1실점으로 회복세를 보였고 이날 위력적인 투구로 부활 가능성을 높였다. 휴식이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승호는 지난달 17일 SK 와이번스전 이후 4일 KT전까지 쉬었다. 지난달 29일 두산전에 잠시 선발 등판했지만, 우천으로 1회말 노게임이 선언됐다. 이승호는 “힘이 떨어지던 시기에 충분히 쉬면서 힘이 비축된 것 같다”면서 “오늘은 수비 도움도 많이 받았다. 앞으로도 오늘 같은 모습을 계속 유지하고 싶다”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