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2분기 영업익 98% 급감…코로나 타격 현실화

입력
2020.08.06 17:22


롯데쇼핑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부진한 2분기 실적을 내놨다. 백화점과 할인점 등 주요 사업부 매출이 급감하면서 가져온 성적표다.

롯데쇼핑은 지난 2분기에 매출 4조459억원, 영업이익 14억원을 기록했다고 6일 밝혔다. 이는 전년동기에 비해 각각 9.2%와 98.5%씩 줄어든 규모다. 지난해 2분기 769억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은 올해 2분기 -1,99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2분기가 유통업계엔 비수기였던 데다, 코로나19로 인한 임시 휴점과 단축 영업에 긴급 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도 제외되면서 온라인 쇼핑으로 고객들이 대거 이탈한 가운데 빚어진 실적이다. 롯데마트의 대규모 점포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발생한 충당금도 적자 폭을 키웠다.


특히 할인점(마트) 타격이 컸다. 이 곳에서만 매출 1조4,650억원, 영업적자 57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339억원)보다 적자 규모가 더 커졌다. 롯데마트는 지난 4월 중계점, 광교점을 새단장하면서 온라인 판매 거점 점포로 키우고 있어 이를 기반으로 실적 회복에 나설 계획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영업이익은 점포 구조조정 관련 충당금을 설정함에 따라 1분기 대비 적자전환했다"며 "하지만 중계점과 광교점 매출이 전년 대비 160% 상승하는 성과를 보이고 있어 점포 온라인 물류 거점화를 통해 배송 역량을 확대, 실적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백화점의 경우 매출 6,665억원, 영업이익 4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3%, 40.6% 감소했다. 직전 분기인 1분기(매출 6,063억원ㆍ영업이익 285억원)보다는 소폭 개선됐다. 해외 명품과 가전 소비가 점차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슈퍼는 매출 4,298억원, 영업손실 9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2% 줄었지만 영업손실 규모가 100억원 이상 축소되면서 선전했다는 평이다. 상품 관리 비용 축소와 부실 점포 정리 등이 영업손실 규모를 줄였다.

전자제품전문점(하이마트)과 홈쇼핑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이마트 2분기 매출은 1조1,157억원, 영업이익은 693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4.2%, 51.1% 증가했다. 프리미엄 가전상품군 판매가 늘고 비대면 수업, 재택근무 확산 등으로 컴퓨터(PC)와 TV 관련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홈쇼핑 매출은 10.1% 증가한 2,598억원, 영업이익은 13.3% 상승한 376억원을 올렸다. 건강상품의 직매입 상품을 늘리면서 매출 성장세도 기록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대형 집객시설 기피 및 소비 심리 악화로 어려움이 많았다"면서도 "하지만 백화점 매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하이마트와 홈쇼핑의 실적 호조를 기반으로 디지털 전환을 가속해 영업환경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맹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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