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수요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급감한 가운데 항공사간 2분기 실적이 갈리고 있다. 첫 실적 공개를 한 제주항공이 적자를 거둔 반면 6일 실적을 공시한 대한항공은 1,500억원 가까이 흑자를 냈다. 저비용항공사(LCC)들에 비해 대형항공사(FSC)들이 장거리 노선을 활용하며 화물운송을 주력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을 1,485억 원 거뒀다고 이날 공시했다. 적자(-1.015억 원)를 본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흑자 전환이다.
잠정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4% 감소한 1조6,909억 원을 올렸지만, 당기순이익 역시 1,624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휴직, 임금반납 등으로 인건비를 줄여 영업비용을 작년의 절반 수준인 1조5,425억 원으로 낮춘 데다, 유휴 여객기를 화물수송기로 활용(가동률 22% 증가)하며 수익 극대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화물부문 매출은 지난해 동기(6,299억 원)에 비해 배에 달하는 1조2,259억 원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도 2분기 화물운송에 주력하면서 1,000억 원대 영업이익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면 전날 2분기 실적 발표를 한 LCC 1위 제주항공은 1분기(-657억 원)보다 적자 폭이 늘어난 847억 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코로나19가 본격 유행하면서 국제선 운항을 대부분 중단(76개 중 4개 운항)했고, 국내선도 8개 노선만 띄워 실적 향상을 꾀할 수 없었다. LCC는 국제선 노선이 아시아 단거리로 배치돼 있어, FSC처럼 화물운송으로 여객기를 활용하기에 한계가 있다.
문제는 하반기다. 통상 업계의 성수기인 3분기에도 여전히 국제선 운항률이 20%대에 그치고 위축된 여객 수요조차 개선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대한항공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27억 원이다. 지난해 동기 보이콧 저팬으로 어려움을 겪을 당시(964억 원)와 비교해도 약 66% 감소한 수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안전한 항공여행을 위한 방역 노력을 지속하며 여객수요를 개선하는 동시에, 고효율 대형 화물기의 장점을 살려 방역물품과 전자 상거래 물량, 반도체 장비, 자동차 부품 등을 적극 유치해 수익 극대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