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장어의 위기' 온 이유는?

입력
2020.08.06 10:05
일본 수입 통로 막혀 장어 재고 최고 수위
이마트, 역대 최대 물량 확보해 할인 판매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장어 어가가 위기를 맞았다. 일본의 수입 전면 중단 등의 여파로 대일(對日) 수출 길이 막힌 데다, 긴 장마로 국내 소비까지 부진해 현재 냉동창고 재고가 가득 찬 상황이라 새로 생산된 장어를 비축하기 힘든 상태까지 왔기 때문. 이에 이마트가 역대 최대 물량을 확보해 할인 판매까지 나섰다.

이마트는 6일부터 12일까지 일주일 동안 손질된 생물 바다장어 3마리를 7,992원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한 마리당 2,664원꼴로 기존 5,000원 안팎이었던 가격보다 절반 가까이 저렴하게 판매하는 셈이다.

이마트가 할인가로 생 바다장어 판매에 나선 이유는 통영 근해통발수협 냉동 바다장어 재고가 최대 수위로 올라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수출입 무역 통계에 따르면 올해 1~6월 대일 바다장어 수출량은 1,075톤으로 작년 동기보다 3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출금액은 1,194만4,000달러로 43% 급감했다. 3, 4월 일본이 수입을 전면 중단한 바 있고 필수품이 아닌 경우 통관 절차도 까다롭게 진행하면서 바다장어의 수출이 막혔다는 게 이마트의 설명이다.

이로 인해 통영 근해통발수협 바다장어 재고는 6월 기준 약 782톤까지 치솟았다. 작년 6월 재고가 367톤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냉동 바다장어 재고가 너무 많으면 지금 생산된 생물 바다장어들이 냉동 비축에 들어갈 수 없어 생 바다장어 출하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예상보다 긴 여름철 장마로 시중에 풀린 바다장어 소비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점은 장어 어가에 이중고로 작용하고 있다.

이마트는 장어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 일주일 기준 역대 최대 물량인 40톤의 바다장어를 확보했다. 지난해 말복 주간(8월 8일~14일) 바다장어 판매량(8톤)보다 5배나 많은 물량을 들였다.

품목 다양화를 위해 바다장어 회(붕장어회)도 한 팩에 9,920원으로 판매한다. 보통 바다장어 회는 살아있는 장어를 운반하는 것이 어려워 대형 마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상품이다. 이마트는 살아있는 바다장어를 산지에서 바로 회로 만들어 0~2도 초저온 냉장고에 10시간가량 숙성해 유통하는 방식으로 판매하게 됐다.

문부성 이마트 장어 바이어는 "코로나19 이후 소비, 수출 부진으로 장어 어가에 큰 어려움이 지속돼 반전의 기회를 만들어 보고자 이번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며 "장어는 우리나라 대표 보양식으로 단순 여름 보양식이 아닌 사계절 건강식이 될 수 있도록 장어 어가와 협력해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겠다"고 발했다.

맹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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