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판 류호정' 브레이빈 의원 "의상 논란은 여성의 일상적 성차별"

입력
2020.08.06 06:00
의회서 입어 논란 된 드레스는 경매 부쳐 기부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원피스 차림으로 등원해 화제를 모았듯 보수적인 의회에서 여성 의원의 자유로운 옷차림이 입방아에 오르는 일은 서구사회라고 다르지 않다. 류 의원의 복장을 놓고 갑론을박이 펼쳐지면서 지난 2월 한쪽 어깨를 드러낸 의상을 입고 국회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해 논란이 된 영국 노동당의 트레이시 브레이빈 의원이 재조명되고 있다. 브레이빈 의원은 류 의원과 마찬가지로 당시 자신의 복장을 둘러싼 성차별적 비난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영국 가디언과 BBC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 2월 4일(현지시간)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의 브레이빈 의원은 이날 하원에서 긴급질의를 진행한 후 논란에 시달렸다. 그가 입은 한쪽 어깨가 드러난 검은색 원피스에 대해 "의회에 적합하지 않은 의상" "신뢰를 떨어뜨리는 행위" 등의 공세가 이어졌다. 그는 "더 벗지 그러냐"는 원색적인 조롱에까지 시달려야 했다.

정계 내 성차별 문제에 대해 꾸준히 발언해 온 인물이기도 한 브레이빈 의원은 이 같은 해프닝 다음날 가진 매체 인터뷰에서 "이번 의상 논란은 여성들이 겪는 매일의 성차별을 보여 준다"며 "젊은 여성들은 남성의 '시선의 대상'이 되며, 여성의 의상과 외형은 남성들의 자유로운 평가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이어 "권력을 갖고 있는 강력한 여성에게 남성들이 도전하는 유일한 방법이 바로 그들의 외모를 평가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브레이빈 의원은 이후 자신이 입었던 이 드레스를 경매에 부쳐 얻은 수익금 2만200파운드를 자선단체 '걸가이딩'에 기부했다.

결은 다소 다르지만 최근 미국에서는 민주당의 오카시오 코르테스 하원의원이 자신에게 성차별적 발언을 한 중년 남성 테드 오효 공화당 하원의원을 비판하며 "이것은 일회성 사건이 아니다. 여성을 향한 폭력과 폭언을 용인하는 문화, 그 권력을 지탱하는 전체 구조의 문제"라고 지적해 화제가 됐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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