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피겨계, 코치 21명 '성적 학대·폭력' 적발…'미투' 파문

입력
2020.08.05 18:39
프랑스 정부, 지난 1월 사라 아비트볼 폭로 후 조사 착수
"연맹, 코치 혐의에도 단순 조사조차 안 해" 비판


프랑스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이 코치들에게 상습적으로 성적 학대나 폭력을 당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5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체육부는 프랑스빙상연맹(FFSG)과 피겨스케이팅계의 선수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코치 21명이 선수들에게 성적 학대나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이 조사는 올해 초 한 피겨스케이팅 스타가 제기한 '미투(#MeToo)' 의혹을 계기로 정부가 지난 수개월간 시행한 것이다.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리스트인 사라 아비트볼(44)은 자신이 15~17세였을 때 코치에게 여러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지난 1월 폭로한 바 있다. 이어 다른 선수들도 또 다른 코치에게 미성년자 시절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파문이 확산됐다.

체육부는 총 21명의 코치 중 12명이 선수들에게 성폭행과 성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7명은 신체적 혹은 언어적 폭력을 행사했고, 2명은 법 절차가 종료되기 전에 사망했다.

해당 조사 결과는 검찰에 넘겨질 예정이다. 가해 코치들은 성폭력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게 된다.

체육부는 "이런 관행은 프랑스빙상연맹이 소수의 권력에 집중된 채 운영돼 왔기에 가능했다"며 "연맹은 코치들의 혐의에도 처벌은커녕 단순한 조사조차 하지 않아 범죄가 은폐되도록 만들었다"고 질타했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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