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건국 초기부터 ‘교육’과 ‘과학기술 진흥’을 국시로 삼아 좁은 육지 영토와 빈약한 부존자원이라는 약점을 극복해 왔다. 우수한 인적자원과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를 밑거름으로 이룬 산업화로 우리나라는 6ㆍ25전쟁 직후 1인당 국민소득 67달러에 불과한 최빈국에서 2018년 '30-50클럽(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이상, 인구 5,000만명 이상의 나라)'에 세계에서 7번째로 진입하는 나라가 되었다.
나는 지난 반세기 동안 정부와 기업, 그리고 전 국민이 하나 되어 이룬 경제 발전의 신화는 우리 국민들의 높은 교육열과 함께 세계와 바다를 향한 열정과 도전이 있었기 가능했다고 믿는다. 1957년 지남호(指南號)의 출항과 함께 본격화된 우리의 해양산업은 해운, 항만과 조선산업 등으로 확장되었다. 우리 국토 면적의 4.4배에 이르는 바다의 효용을 극대화시키며 해양화가 곧 산업화이자, 해양력이 곧 경제력이라는 등식을 완성했다. 하지만 기술발전과 경제 성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의식과 문화 수준이다. 외형적 발전 수준에 걸맞은 시민의식이 있어야 선진국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것처럼, 세계 12위권의 해양 강국인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한 해양 리더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국민의 바다에 대한 이해, ‘해양적 소양’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미국은 2000년대 초부터 해양적 소양 캠페인을 시작하여 학교 기반 해양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일본과 중국도 해양 의식 촉진을 위해 전국 각지에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반면 우리는 공교육 차원의 해양 교육은 고사하고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나 전문 교육기관도 부족한 실정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지난달 31일, 제25회 바다의 날 기념식과 함께 개관한 국립해양과학관은 그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환동해 산업의 거점인 경북 울진에 건립된 국립해양과학관은 11만 1,000㎡의 대지에 상설전시장과 기획전시장, 실험실, 교육장 등으로 구성되어 해양과학 분야의 다양한 전시와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며, 앞으로는 과학관에서 실험, 실습을 포함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들을 개발하여 교육 현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곳은 단순한 교육과 체험의 장이 아닌, 해양국가의 소양을 갖춘 시민을 양성하고 미래의 해양과학자를 키우는 요람이 될 것이며, 우리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바다와 인간의 상호작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해양의 중요성을 몸으로 일깨우는 체험의 장이 될 것이다.
과학관의 이곳저곳에서 뛰어노는 어린이들과 해양과학자를 꿈꾸는 청소년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교육받는 모습을 상상해 보자. 이것이야말로 ‘글로벌 해양 강국, 대한민국’의 미래가 영그는 모습이며, 우리가 바다의 중심으로 우뚝 서는 백년지대계의 시작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