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확산 다낭, "술 마시러 모이면 벌금 38만원"

입력
2020.08.04 12:30
강력한 거리두기에도 확산세 여전하자 초강수
코로나 재확산으로 베트남 경제 역성장 우려도


베트남은 전통적으로 음주에 관대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진앙지인 다낭시에선 앞으로 술을 마시러 모였다간 벌금 38만원을 내야 한다. 코로나19 상황이 갈수록 심각해지자 보건당국이 극약 처방을 내놓은 것이다.

4일 VN익스프레스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다낭시는 지난달 31일 시내의 한 임대주택에서 맥주를 마시던 7명을 적발해 550만동(약 38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다낭시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발생해 사회질서 확립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에 술을 마시기 위해 모인 것은 잘못"이라며 "다상시는 이런 음주행위를 처벌할 것을 당국에 권고했다"고 밝혔다.

다낭시는 지난달 28일부터 15일간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시행하고 있다. 필수 시설을 제외한 모든 영업점들이 문을 닫았으며, 시민들은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자택에 머물러야 한다. 특히 시 당국은 공공장소에서 2명 이상이 모이는 것 자체를 금지하는 등 대면 접촉 차단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하지만 다낭시의 노력이 무색하게 코로나19 확산세는 잡히지 않고 있다. 전날 베트남에서 확인된 21건의 신규 확진자 중 15명과 이날 오전 확인된 10명 중 7명이 다낭 거주자다. 99일간 지역 확산이 없었던 베트남은 다낭발(發) 코로나19 확산 이후 205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재까지 베트남의 총 확진자 수는 652명이며 6명이 사망했다.

코로나 확산세가 잡히지 않자 현지에선 올해 베트남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응우옌득타인 전 베트남경제정책연구소(VEPR) 소장은 전날 "지역사회 감염자 증가로 성장 동기가 약화하면 베트남은 올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며 "주요 경제 중심지들이 봉쇄될 경우 경제성장률 제로(0)를 달성하는 것도 대성공"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직전인 지난달 타인 소장은 베트남의 성장률을 2.2∼3.8%로 예상했다.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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