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ㆍ경기와 충청 등 중부 지방에 최대 300mm가 넘는 폭우가 내린 주말 사이 제주와 남부 지방은 폭염에 시달렸다. 그동안 남부 지방에 정체돼 있던 장마 전선이 북상하면서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장마 기간 별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던 중부 지방에서는 최소 5명이 사망한 것을 비롯해 농경지와 주택 침수, 도로 유실, 산사태가 잇따랐다. 시간당 100㎜ 이상의 '물폭탄'을 맞은 경기 안성에서는 산사태가 양계장을 덮치면서 50대 남성이 목숨을 잃었다. 충북에서는 급류와 토사로 인해 2일 오후 4시 30분 기준 4명의 사망자와 8명의 실종자가 집계되는 등 전국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이날 오전 중부고속도록 음성휴게소 부근에서는 비탈면 토사가 대량으로 유실되면서 차량 통행이 전면 중단되기도 했다.
그에 반해 장마철 크고 작은 피해가 계속됐던 남부 지방은 장마가 끝남과 동시에 폭염 특보가 내려졌다. 대표적 피서지인 부산 해운대 앞바다와 백사장은 이날 몰려든 피서객들과 파라솔 때문에 발디딜 틈이 없었다. 장마 전선의 영향을 받은 서해안과 달리 동해안으로 주말 피서객의 발길이 이어져 동해안도 상대적 특수를 맞았다.
기상청은 장마 전선에 이어 태풍 ‘하구핏’이 북상하면서 4일까지 중부지방에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