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네이선 로 등 지명수배... 홍콩보안법 역외적용

입력
2020.08.01 17:15
국가분열 선동ㆍ외국세력 결탁 혐의 등 적용
"외국 체류 홍콩 민주화 운동 세력 겁주려는 것"

홍콩 경찰이 '홍콩 국가보안법' 전면 시행 한 달 만에 홍콩 밖 인사들에게까지 이 법을 적용해 지명수배에 나섰다.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영국으로 망명한 네이선 로 등 외국에 있는 홍콩 민주화 운동가 6명에 대해 국가 분열 선동과 외국 세력 결탁 혐의 등으로 체포를 공식 지시했다.

지명수배된 6명에는 로 전 홍콩 데모시스토당 대표뿐 아니라 전직 주홍콩 영국 영사관 직원 사이먼 청과 홍콩 우산혁명 주역이었던 사무엘 추가 포함돼 있다. 또 독일로 망명한 레이 웡, 네덜란드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웨인 찬 등도 있다. 미국 시민권자인 추는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홍콩 민주평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내가 중국인이 아닌 외국인 중 가장 먼저 표적이 됐겠지만 마지막은 아닐 것"이라며 "내가 표적이 된다면 홍콩을 대변하는 미국 시민은 누구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웡은 "어떠한 혐의를 적용하든, 홍콩 경찰이 해외에서 나를 체포해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해외에서 이러한(홍콩 민주화) 일을 하는 홍콩인들을 겁주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콩보안법은 외국 세력과 결탁,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리즘 행위 등을 금지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최대 종신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가운데 38조는 홍콩 영주권을 갖지 않은 사람이 홍콩 밖에서 이 법을 위반한 경우에도 역외적용 가능성을 열어둬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다만 홍콩보안법이 소급 적용되지는 않는 만큼, 이들에 대해서는 최근 한 달간의 행위만 혐의에 포함될 전망이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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