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희 신천지 총회장 구속...법원 "수감생활 어려울 정도 아냐"

입력
2020.08.01 01:47
판사 "다툼 여지 있으나 혐의 소명, 증거인멸 정황 있어"

이만희(89)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의 구속영장이 1일 발부됐다. 구속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검찰의 이 총회장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활동 방해 및 횡령 등의 혐의 입증에 탄력을 받게 됐다.

수원지법 이명철 영장전담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40분부터 열린 이 총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범죄사실에 대해 일부 다툼의 여지가 있으나 일정 부분 혐의가 소명되었고, 수사 과정에서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한 정황이 발견됐다”며 “종교단체 내 피의자의 지위 등에 비추어 볼 때 향후 추가적인 증거인멸의 염려를 배제하기 어렵다”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어 “비록 고령에 지병이 있지만 수감생활이 현저히 곤란할 정도라고 보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부장판사는 전날 오전 10시36분부터 오후 7시까지 8시간30분 동안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었다.

이 총회장은 이날 오전 개인 차량을 타고 수원지검에 출석, 검찰청사와 수원지법을 연결하는 지하 통로를 이용해 법정으로 이동, 법원과 검찰청 주변에서 대기하던 취재진과 마주치지 않았다.

이 총회장은 신천지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지난 2월 신천지 간부들과 공모해 방역당국에 신도명단과 집회 장소를 축소해 보고한 혐의(감염병예방법 위반)를 받았다.

또 신천지 연수원인 평화의 궁전을 신축하는 과정에서 50억 여원의 교회 자금을 가져다 쓰는 등 56억 원을 횡령(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도 받고 있다.

이밖에도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지방자치단체의 승인 없이 해당 지자체의 공공시설에서 종교행사를 한 혐의도 적용됐다.

검찰은 지난 8일 비슷한 혐의를 받는 신천지 간부 3명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이어 지난 17일과 23일 두 차례에 걸쳐 이 총회장을 불러 조사한 후 지난 28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한편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전피연) 20여 명은 이날 오전부터 수원지법 앞에서 집회를 열고 “영생을 누린다는 이만희, 나이에 상관없이 구속돼 첩러 받았으면 좋겠다”며 “이만희를 구속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일부 회원들은 ‘사이비 신천지 교주 이만희는 7년 가출시킨 사랑하는 딸 은화를 집으로 돌려보내라’, ‘현빈아, 현혜야 보고 싶다. 엄마 아빠에게 돌아와라. 영원히 변함없이 사랑한다 우리 딸들’ 등의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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