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와 유로존 국가들의 2분기 성장률이 사상 최악을 기록했다. 다만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해 예상보다 빠르게 경기 침체를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적 예측도 나온다.
유럽통계청(유로스탯)은 31일(현지시간) 2분기 EU와 유로존 국가의 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발표했다. 유로스탯에 따르면 유로존 국가의 GDP는 전분기 대비 12.1% 역성장했고 EU 전체 국가의 GDP 역시 11.9% 역성장했다. 이는 EU가 통계수치를 집계한 1995년 이후 최악의 성장률이다. 유로존과 EU는 지난 1분기에도 전분기 대비 각각 3.1%, 2.5% 역성장을 기록했다. 2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인 EU와 유로존이 '기술적 침체'에 빠진 것이다.
유럽의 경제 역성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국경 봉쇄와 경제활동 중단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스페인의 경기 침체가 두드러졌다. 유로스탯은 2분기 스페인은 전분기 대비 성장률이 -18.5%로 가장 낮았으며 포르투갈(-14.1%), 프랑스(-13.8%)가 뒤따랐다고 전했다.
하지만 유로존의 7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0.4%(연율)를 기록하면서 예상보다 빠르게 경제가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 예상치 0.2%를 웃돈 것은 물론, 6월 0.3%, 5월 0.1% 등 코로나19 봉쇄령 와중에도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다. 7월 음식료품의 가격은 전달 대비 연율 2% 상승했으나 에너지 가격은 연율 8.3% 하락했다.
한편 미 상무부는 전날 2분기 GDP가 32.9%(연율) 감소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8.4%)를 훌쩍 뛰어 넘는 하락폭이다. 미국이 1947년 분기별 성장률 통계를 공표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 낙폭이다. 미국의 성장률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1분기에 -5.0%를 기록, 6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선 데 이어 2분기 침체가 더욱 가속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