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임대차 3법, 난동 수준 입법…민주주의 완전한 파괴"

입력
2020.07.31 10:35
아파트 23억 차익 보도에 "부동산 폭등 책임 내게 돌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의 주도로 '임대차 3법'의 상정과 의결이 일사천리로 진행된 데 대해 31일 "난동 수준의 입법"이라고 맹비난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강행 처리, 단독 처리라는 표현 만으로는 부족하다"면서 "적당한 말을 찾기 어려울 정도의 폭거다.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완전한 파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심사와 토론의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임대차 3법 통과를 강행했다는 주장이다.

앞서 민주당은 임대차 3법 중 주택임대차보호법과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상정해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했다. 통합당은 졸속 입법이라고 반발하며 이날 표결도 거부했다.

주 원내대표는 "다음달 17일부터 결산 국회가 열리는데 그때 논의해도 늦지 않다. 정 급하면 다음달 4일 이후 임시국회를 다시 열어 논의해도 된다"면서 "이런 중요한 국정을 마치 애들 장난감 놀이하듯 치렀다"고 했다.

법안 내용에 대해서도 임대차3법을 시행하면 오히려 전세값이 급등하고 전세 품귀 현상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전세) 가격 상승을 수요 공급으로 잡아야 하는데 두더지 잡기 하듯 올라와서 때리면 다시 안 올라올 줄 안다"며 "시장이 그렇지 않다. 시장원리에 반하는 정책을 자꾸 하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이 임대차 3법을 통과시키는 과정에 안건조정위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등 합법적 투쟁 수단을 왜 쓰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필리버스터는 180명이 넘으면 하루 만에 중단된다. 매번 발동하고 남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번 패스트트랙 때 필리버스터 막는 것 봤지 않나. 중간에 화장실을 가지 않나, 여야 교대로 하는 필리버스터는 처음 구경했다"며 "반대하는 소수에게 보장된 것이 필리버스터인데 이를 무력화하고, 법이 거추장스러울 때는 가볍게 무시하고 가는 이런 형태에서 필리버스터가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장외투쟁에 대해선 "국회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원칙"이라고 했다. 다만 "국민의 저항이 시작되고 도저히 원내에서 해결할 방법이 없을 때는 (장외투쟁을) 고민하되, 광장에 사람을 모아 연설하는 방식보다는 SNS나 지역 별 전국 순회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신이 소유한 반포동 아파트의 시세가 2014년 22억원에서 현재 45억원으로 뛰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이 정권 들어와서 1,2년 사이에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는데, 민주당이나 문재인 정권에 제가 고맙다고 해야 될지 참 웃픈 사정"이라며 "부동산 가격이 폭등한 책임을 제 이름으로 돌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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