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감독, FC서울 '최악의 시즌'  책임지고 자진사퇴

입력
2020.07.30 20:59


최용수(47) FC서울 감독이 자진사퇴 했다. 프로축구 K리그1(1부 리그)에서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데다, 그나마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을 노려볼 수 있었던 2020 하나은행 FA컵 에서도 8강에서 무기력하게 패한 데 따른 책임을 졌다.

서울은 30일 “최용수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고 밝혔다. 팀이 강등권을 맴돌던 재작년 10월 서울 지휘봉을 맡은 지 1년 9개월 만이다.

국가대표 간판 스트라이커 출신인 최 감독은 선수와 지도자로 서울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프랜차이즈 스타다. 1994년 서울 전신인 안양 LG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데뷔한 그는 2006년 은퇴까지 일본 J리그에서 뛸 때를 제외하면 서울에서만 활약했다.

플레잉 코치로 활약하던 2006년 8월 서울에서 선수 생활을 끝낸 최 감독은 이후 코치와 수석코치를 거쳐 2011년 4월 황보관 감독의 사퇴로 감독대행을 맡은 것을 시작으로 서울 지휘봉을 잡았다. 2016년 6월까지 서울을 지휘하며 2012년 K리그 우승, 2013년 ACL 우승, 2015년 FA컵 우승 팀 역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기기도 했다.

2016년 6월 중국 프로축구 장쑤 감독을 맡았던 그는 이듬해 사임한 뒤 해설위원 등으로 활동하다가 재작년 강등 위기에 빠진 서울의 사령탑으로 복귀했다. 정규리그를 11위로 마친 서울은 최 감독의 지휘 속에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극적으로 생존했고, 지난해엔 K리그1 3위에 오르며 ‘명가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그러나 올해는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4∼8라운드 내리 패하며 ‘22년 만의 5연패’라는 굴욕을 겪었고, 9라운드에서 인천을 잡았으나 이후 1무 3패로 다시 하향 곡선을 그렸다. 특히 12개 팀 중 가장 많은 실점(29골)을 기록하며 다시 강등 걱정을 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리그 3연패가 이어지던 29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FA컵 8강전에서 1-5로 대패하며 탈락한 건 최 감독의 사퇴 결심을 굳힌 계기가 됐다.

최 감독 후임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당장 이틀 뒤인 K리그1 14라운드 성남전부터는 김호영 수석코치가 팀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김 수석코치는 중국 광저우 에버그란데 수석코치, 강원 감독, 동국대 감독 등을 지냈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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