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 2위를 달리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0일 만났다. 여야 정치권을 통틀어 유력한 대선주자간 단독 회동이어서 이목을 끈다.
이날 회동은 민주당 당권 주자 이 의원의 전국 순회 일정으로 이뤄져 그가 경기도의회 방문 중 이 지사를 찾은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경기도청 접견실에서 "총리로 재직 중이실 때 워낙 행정을 잘해주셨다"며 "경험도 많으시고 행정 능력도 뛰어나셔서 문 대통령님의 국정을 잘 보필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이 의원을 추켜세웠다.
이에 이 의원은 "최대 지자체인 경기도가 지사님의 지도 아래 때로는 국정을 오히려 앞장서 끌어주고 여러 좋은 정책을 제안해주셨다"며 "앞으로도 지방자치단체와 국회가 혼연일체가 됐으면 한다"고 화답했다.
이 지사는 "민주당이 지방권력에 이어 국회권력까지 차지해 국민의 기대가 높다"며 "좋은 기회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중차대한 엄중한 시기여서 능력이 높으신 이 후보님께서 당에서 큰 역할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부동산 문제를 놓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긴밀히 협력하자"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 지사가 기본소득토지세, 기존 주택 등을 적극 설명하며 당 차원의 협조를 요청하자, 이 의원은 메모를 하면서 경청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 지사는 "부동산 세금을 국민들한테 전액 돌려주는 방식으로 하면 조세 저항도 줄어들고, 지역화폐 형태로 지급하면 재난지원금 경제효과처럼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 같다"며 "기본소득 토지세에 대해 한 번 봐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제안했다.
또 "공공택지에는 가능하면 중산층도 살 수 있는 장기공공임대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하자고 정부에 제안하고 있다"며 당의 협조를 구했다.
이에 이 의원은 "그러지 않아도 주택 공급 대책의 핵심은 공공주택의 확대일 수밖에 없다"며 "공급을 늘리면 시장이 안정될 수도 있지만, 오히려 불안정을 더 부채질할 수도 있다. 접점을 찾아서 상승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싱가포르 제도를 언급하며 "입주자가 원하는 만큼 평생 살 수 있게 하는 공공주택의 공급은 부동산 시장의 불안감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그쪽에 비중을 두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주택을 보유한 고위 공직자들에게 인사 불이익을 준다는 내용의 지침에 대해서는 "당에서는 의원들 전원에게 (실거주용 외의) 1주택 이상은 연내에 처분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면서 "이미 진척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가 최근 자신을 '흙수저', 이 의원을 '엘리트'로 분류하며 차별성을 드러낸 데 대해서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이 의원은 "특별히 더 보탤 말씀이 없다. 내가 엘리트 출신이라기 보다 엘리트 대학을 나왔다고 이 지사가 말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에 앞서 이 지사도 최근 이낙연 의원과 대선 후보 지지율 격차가 좁혀진 것과 관련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바람과 같은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 지사는 "작은 성과에 대한 국민의 격려일 텐데 더 열심히 하라는 말씀으로 이해한다"며 이같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