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2등' 이재명, 휴가 첫날 '1등' 이낙연 만난다

입력
2020.07.30 10:09
휴가 중 이낙연 회동ㆍ기본소득 알리기  등 광폭 행보 
지지율 상승 질문에 "그런 얘기가 있느냐"며 웃어


여름휴가를 내고 쉬겠다던 이재명 경기지사가 휴가 첫날부터 여권 잠룡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만난다.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1,2위를 달리는 이들의 만남인 데다 최근 두 사람 간 지지도가 좁혀지면서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는 터라 관심을 끈다.

이 지사와 이 의원은 30일 경기도청에서 단독 회동한다. 이번 만남은 이 후보 측의 요청으로 이뤄졌다는 게 경기도청의 설명이다. 이 지사는 앞서 27일 이 의원과 당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김부겸 전 의원을 만났다. 이 의원 측도 이에 이 지사에게 회동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의원과 회동에 대해 "좋은 말씀을 드리려고 한다. (이 의원은) 우리 당에 훌륭한 인재다. 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말씀을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의원과 차기 대선 경쟁 구도에 대해선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 지사는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 이 의원과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줄었다'는 질문에 "그런 얘기가 있느냐"며 웃음으로 화답했다. 그는 이어 "(지지율이) 바람 같은 것이어서 언제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게 사람 마음"이라며 "작은 성과에 대한 격려, 국민 여러분의 격려일텐데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이날 두 사람이 신경전을 벌일지 주목된다. 이 지사는 최근 이 의원을 '엘리트', 자신을 '흙수저'로 부르며 차별화에 나섰다. 더욱이 이 지사의 대법원 무죄 확정 판결 이후 두 사람 간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이 좁혀지며, 차기 대선 구도가 '1강 1중' 구도에서 '2강'으로 바뀌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리얼미터가 앞서 20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를 한 결과, 이 의원과 이 지사는 각각 23.3%, 18.7%로 오차범위 내로 좁혀졌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이 의원과 이 지사 간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안으로 좁혀진 건 이 조사가 처음이었다.

이 지사는 이 의원과 회동은 물론 이날 본인이 밀고 있는 '기본소득'에 대한 메시지도 전하며 광폭 행보를 보였다. 그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기본소득 연구포럼 창립총회'에 참석해 "가계에 대한 직접적인 정부 지원을 늘려야 하고 그 방식이 기본소득이다. 국민들이 적은 수입이지만 국가의 지원으로 살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발언을 마무리하면서 "의원님들께 각별히 감사 말씀을 드린다"며 "죽음의 문턱에서 되돌아올 수 있게 많이 도와주셔서 의원님들께 특별히 감사드린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한편 이 지사는 전날 페이스북에 "계곡도 불시에 둘러보고 교외도 좀 다녀오면서 모처럼 아내와 둘만의 시간을 보내려 한다. 도정 구상도 접어두고 그냥 푹 쉬는 게 목표"라며 여름휴가를 떠나겠다고 알렸다.

※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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