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발’ 홍역 치른 대구는 조용, ‘부산항발’ 코로나에 부산은 화들짝

입력
2020.07.29 16:46
부산 한달 새 러시아 선원 확진자 90명으로 늘어 
러 선박서 작업한 국내 수리업체 직원 등 지역감염
현재 추이 확진자 추가로 나올 개연성 높은 상황


지난 2월 '신천지발' 신종 코로나 사태로 홍역을 치른 대구가 29일 0시 현재 26일째 지역감염 제로를 기록하는 가운데 부산에서는 '부산항발' 코로나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부산항 입항 러시아 선박에서 무더기로 확진자가 나오는 데다 지역감염도 이어지고 있다.

29일 부산 국립검역소 등에 따르면 부산항에 입항해 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적으로 나왔던 러시아 선박에서 또 다른 선원 12명이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8일 부산항 북항 신선대부두에 들어온 러시아 어선 페트르원호(7,733톤ㆍ승선원 94명)에서 선원 12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검역당국은 능동감시 중 선원 2명이 오한 등 코로나 관련 증상을 신고해 전수 검사를 실시한 결과, 유증상 환자 2명을 포함해 무증상 환자 1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 12명은 감염병 전담병원인 부산의료원으로 이송됐다. 검역소 측은 나머지 선원에 대해 다음 주 중 추가 진단검사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선박에서는 지난 24일 확진자 32명이 나온 바 있다. 이 배에서만 확진자가 모두 44명 나온 것으로 전체 선원 94명 중 절반 가까이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한 달 사이에 부산항 입항 러시아 선원 확진자는 90명으로 늘어났다.

이같이 추가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것은 선원 중에서 무더기로 확진자가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선원들을 별도 장소에 따로 격리하지 않은 데다 배 안에 격리 조처된 러시아 선원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는 등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은 이유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배에 작업을 하기 위해 승선했던 국내 선박수리업체 직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이 직원의 직장 동료는 물론 자녀 등에 대한 2차 감염까지 이어지고 있다.

부산시 보건당국은 이날 러시아 어선 페트르원호 수리 작업에 참여했던 업체 직원 1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해당 확진자는 1차 진단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28일 시행한 2차 진단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는 경남 김해시 거주자로 마산의료원에 입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페트르원호 연관 확진자는 수리업체 직원 9명과 직원과 접촉한 가족 2명 등 모두 11명으로 늘었다. 시 보건당국은 페트르원호 수리에 참여한 업체 직원은 모두 241명으로 파악했다.

검역소 측은 “러시아 선박의 선원 수가 워낙 많고 절반에 육박하는 선원들이 감염된 만큼 추가로 확진자가 나올 개연성이 높은 만큼 관련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경훈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