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도(야구의 도시) 부산의 명성을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지난 13일 오후 만난 김영도 부산 동의과학대학교 총장. 김 총장의 다짐은 다부졌다. 동의과학대는 부산에서 전문대학 중 처음으로 야구단을 창단한다. 지난 5월 창단 선포식을 가졌고, 내년 공식 창단한다. 김 총장은 부산ㆍ울산ㆍ경남ㆍ제주지역 전문대학총장협의회 회장도 맡고 있다. 이 협의회는 23개 전문대학 총장들이 지역사회와 상생 발전하기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모임이다.
김 총장은 “프로야구의 신인 선수 선발 과정에서 지명을 받지 못한 고교 야구 선수들은 대학 입학의 길을 선택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일반 대학 야구팀이 고교 야구 선수들을 모두 받아 들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학 진학에 실패한 학생들은 사실상 야구인으로서의 길을 걸을 수가 없는 처지가 된다”면서 “이 같은 안타까운 현실에서 아마추어 야구 선수들의 미래를 위해 야구단을 만들기로 한 것”이라고 했다.
창단 과정에는 1992년 롯데자이언츠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이자 동의과학대 야구단 초대 감독으로 내정된 염종석 MBC경남 라디오 해설위원의 역할도 컸다고 한다. 평소 야구 등 스포츠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많았던 김 총장은 “야구 후배들을 염려하는 염 감독 내정자의 제안에 망설임 없이 창단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지난달 구성해 공식 출범한 야구단 창단준비위원회를 중심으로 창단 과정이 진행된다”고 했다. 창준위는 내년 창단을 목표로 야구단 운영, 교육시설 및 기자재 확보방안, 신입생 충원 계획 등 창단 준비를 총괄한다.
김 총장은 “선수들이 연습을 할 수 있는 야외 야구장을 구하기 위해 경남 밀양에도 여러 번 다녀왔다”면서 “내년 상반기에는 타격과 투구 연습을 할 수 있는 실내 연습장을 학교 내에 별도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의과학대는 다음 달 중 9,916㎡ 규모의 야구장과 부대시설 사용 협조를 위해 밀양시 시설관리공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선수들의 야외 훈련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동의과학대는 오는 2021학년도 수시모집부터 야구단 선수를 모집한다. 사회체육과 내 야구 전공을 신설해 입학정원 100명 중 25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전국의 고교야구 출신 선수들이 대상이다.
이 대학에는 우수한 시설과 인력이 있는 스포츠 재활센터도 이미 갖추고 있다. 연평균 350명 이상의 부상 선수들이 이 센터를 다녀간다. 강민호, 손아섭, 송승준 등 프로야구 선수뿐만 아니라 구자철과 지동원, 류승우 등 축구 선수와 박언주 등 농구 선수들도 재활 과정을 거쳤다.
김 총장은 “야도 부산의 최초 전문대학 야구단으로서 할 수 있는 몫을 다할 것”이라며 “대학 내 스포츠 분야 인프라와 교육역량을 바탕으로 고교야구 출신 선수들이 졸업 후에도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제2의 최동원, 이승엽, 류현진 같은 선수들을 나올 수 있는 새로운 야구인의 산실 역할을 하는 야구단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운동 실력뿐만 아니라 훌륭한 인격을 갖춘 진정한 스포츠 인재로 커 나갈 수 있도록 하는 데 대학이 적극 도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