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의 '씨부리다' 발언 여부를 놓고 당사자 간 고소전으로 비화했다.
이신자 달서구의원과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회원 50여명은 29일 오전 대구 수성구 대구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태훈 달서구청장의 ‘씨부리다’ 발언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했다. 이 구의원은 기자회견 후 대구경찰청에 이 구청장을 무고와 명예훼손, 녹취록 위변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로 고소했다.
이들은 "이신자 의원이 해당 발언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한 이후 구청장이 고소했고, 진실 규명을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은 맞고소뿐이었다"며 "사태를 수습해야할 구청장은 오히려 해당 의원을 거짓말쟁이로 몰아 법정 소송으로 비화시켰다"고 주장했다. 또 "구청장실을 방문하는 타 구의원과 지역민들에게 녹음 파일을 들려주며 자신의 주장에 동조하도록 하고, 심적 압박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또 "논란 이후 나온 해명과 법적 대응은 이 구청장의 행정 운영 독단과 폐단 등 모든 것을 내포하고 있다"며 "사법당국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 거짓말을 한 쪽은 도덕적, 정치적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월 이태훈 구청장이 진천동행정복지센터에서 주민대화 중 발언을 놓고 이 의원 측과 이 구청장측이 서로 다른 주장을 하며 반년 넘게 대립하고 있다. 이 의원 측은 "이 구청장이 '저번 달에 구의회에서 의원이 그것 가지고 씨부려 가지고'라고 한 것은 구의회 비하"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반면 이 구청장 측은 "녹음파일을 느리게 들어보면 '시비걸어 가지고'라고 들리며, '씨부려'라고 한 적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후 논란이 계속되자 이 구청장은 지난달 이 의원을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대구지검 서부치정에 고소했다.
양측의 주장은 같은 음원을 가지고 한 공증녹취록도 서로 달라 국과수가 나서는 등 검ㆍ경 수사를 통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 측이 의뢰한 속기사무소 측은 논란의 대목을 "씨부려"라고 옮겨 적은 반면 이 구청장 측의 의뢰를 받은 사무소 측은 "시비 걸어"라고 받아 적었다.
논란이 진실공방으로 이어지자 이들은 발언 녹음파일을 검증하기로 했으나 녹음파일 조작 가능성이 제기되며 무산됐다. 이 의원은 달서구의회 임시회에서 5분 자유 발언과 구정질문 등을 통해 문제를 지적하며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