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내달 초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임상시험도 채 끝마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백신 출시에 정치적 의도가 깔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CNN방송은 28일(현지시간) 러시아 당국자를 인용해 "모스크바 소재 가말레야연구소가 다음달 10일 이전까지 백신 승인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연구진은 "이 백신은 다른 질병에 사용되는 백신을 개조해 만들었기 때문에 빠르게 개발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러시아 보건당국은 백신이 승인되는 즉시 코로나19의 최전방에서 일하는 의료진들에 공급할 예정이다. 최근 확산세가 심각해지면서 백신 승인 절차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측은 다음달 3일까지 임상 2상을 완료하고, 이후 의료진에 대한 백신 투여와 동시에 임상 3상을 진행한다는 복안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 군인들이 자발적으로 임상시험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예정대로 다음달 초까지 백신을 상용화하게 되면 코로나19 백신으로는 세계 최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CNN에 "러시아의 백신 개발에는 자국의 과학력을 과시하려는 크렘린궁의 의도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백신 개발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한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국부펀드 대표는 "미국인들이 스푸트니크호의 신호를 듣고 놀랐듯이 이번 백신 개발에서도 놀라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푸트니크호는 1957년 구소련이 개발한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