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부 장관에 이어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만으로 채택된 데 대해 정진석 통합당 의원이 "이럴 거면 청문회를 없애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정 의원은 29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견제와 균형, 대화와 타협이라는 민주주의 본령을 구현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인 인사청문회를 여권이 대놓고 무용지물로 만들고 있다"며 "이럴 바엔 인사청문회 제도 자체를 없애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회 정보위원회는 28일 오후 비공개 전체회의에서 박 후보자의 청문보고서를 의결했다. 이날 보고서는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채택됐다. 미래통합당 소속 의원들은 박 후보자가 국정원장으로 부적합하다며 불참했기 때문이다.
정 의원은 민주당과 정부를 향해 "지금까지 이토록 오만방자한 정부·여당은 없었다"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추 장관이 지난 27일 국회 법사위에서 야당 의원에게 "소설 쓰시네요"라고 받아친 것과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서울을 두고 "천박하다"고 표현한 것을 두고 "요즘은 어지간한 여당 지도부와 장관의 조롱과 막말은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질 정도"라고 꼬집었다.
정 의원은 "국회가 부지불식간에 조롱과 비아냥의 놀이터가 된 듯하다"며 "국회의원을 노골적으로 비난하고 비아냥대며 국민 자존심을 짓밟는 국무위원에 대해 무대응 기조로 일관하는 국회의장단 역시 이해하기 어렵다"고 국회의장단을 비판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또 정부를 향해서도 "설마 그렇게까지야 하겠느냐고 여겨지는 일들을 이 정권은 눈 하나 깜짝 않고 해치운다. 부끄럼이나 거리낌이 없다는 뜻의 '안면 몰수'는 이럴 때 쓰라는 말일 것"이라고 비난했다.
정 의원은 "오만하면 심판받는다는 것을, 민심이 무섭다는 것을 권력에 취한 그들은 잊은 것 같다. 국민은 바다다. 권력이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언제든 뒤집어 엎을 수도 있다"고 조언하며 글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