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 유격수 에디슨 러셀(키움)이 KBO리그에 강렬하게 데뷔한 날 같은 포지션에서 경쟁자로 꼽히는 딕슨 마차도(롯데)가 공ㆍ수에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마차도는 28일 부산 NC전에 6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팀이 5-4로 앞선 5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투수 신민혁의 3구째 시속 140㎞ 직구를 받아 쳐 좌월 솔로포(비거리 110m)를 터뜨렸다. 시즌 6호.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도 명불허전이었다. 6-4로 리드한 6회초 1사 1루에서 NC 이명기의 유격수 왼쪽으로 빠지는 타구를 넘어지면서 잡아 2루로 토스, 1루 주자를 아웃 시켰다. 이날 처음 관중 입장이 허용된 롯데 팬들은 마차도의 ‘명품 수비’에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KBO리그에서 가장 안정감 있는 수비를 펼치는 마차도는 올해 롯데의 센터 라인을 확실히 책임지며 최소 실책 팀으로 바꿔놨다. 지난 시즌 팀 실책 114개로 1위였지만 올해는 34개로 10개 팀 중 가장 적다.
뛰어난 수비에 비해 공격이 약점으로 꼽혔지만 최근 타격감도 올라왔다. 이날 경기 전까지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441 1홈런 9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이날은 불안한 1점차 상황에서 달아나는 한방을 터뜨렸다.
마차도보다 몇 수 위로 평가 받는 러셀은 같은 날 두산과 잠실 원정에서 3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4타수 2안타 2타점에 몸에 맞는 볼 1개로 세 차례 출루를 했고, 수비도 깔끔하게 소화했다. 러셀은 이름값으로 볼 때 ‘역대급’ 외국인 타자다. 2016년 시카고 컵스의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며 올스타로 선정됐고, 월드시리즈 우승도 견인했다.
수비로 리그를 평정한 마차도에 이어 넝쿨째 굴러온 러셀까지 안착하면서 프로야구는 흥미로운 유격수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이들의 첫 맞대결은 8월14~16일 부산 3연전에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