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경기 방어로 국내 소비심리는 조금씩 개선세를 보이는 가운데, 최근 부동산 불안 여파로 소비자들의 집값 상승 전망은 매달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29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2020년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는 7월 84.2를 기록해 지난달에 비해 2.4포인트 상승했다. 이 지수는 4월에 70.8까지 떨어진 후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 대상 설문조사로 도출되며, 장기평균인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심리가 낙관적임을, 낮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즉 이번 조사 결과는 소비심리 자체가 여전히 비관적이기는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급격한 충격에서는 서서히 벗어나고 있음을 뜻한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는 대부분 지역에서 1단계로 유지되고 있고, 적극적인 정책 대응 등의 효과로 인해 지난달 대비 심리지수가 상승했다”고 관측했다.
하지만 지난달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또 다시 급등했다. 이는 현재에 비해 1년 뒤 주택가격을 소비자들이 어떻게 판단하는지 나타내는 지수다. 7월 125로 지난달보다 13포인트 상승했고, 올해 들어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2ㆍ16 부동산 대책' 직전 집값이 급등하던 지난해 12월(125)과 같은 수준이다. 올해 4ㆍ5월 두 달간 집값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던 소비자들이 대거 “1년 뒤에는 지금보다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 한국감정원 지수 기준으로 6월 전국의 주택매매가격은 5월 대비 0.4% 상승했으며 특히 서울도 5월의 하락세에서 0.1% 상승세로 반전했다. 이 때문인지 6개월 후 가계부채 수준에 대한 전망을 나타내는 가계부채전망 CSI도 지난달에 비해 1포인트 증가한 100을 나타냈다. 가계에서 주택 가격이 상승할 것을 염두에 둔 데다 저금리로 인해 부채 수준을 줄일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보인 셈이다.
임금수준전망 CSI는 최저임금이 소폭이나마 증가하면서 지난달보다 5포인트 상승한 110을 나타냈다. 또 지난 한 해 체감 소비자물가상승률을 의미하는 물가인식과 앞으로 1년간 물가상승률에 대한 전망을 의미하는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모두 1.7%를 나타냈다.